(서울=연합인포맥스) ○…잘 나가던 애널리스트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던 시절이 있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코스피가 890선까지 고꾸라진 후 2011년 2,200선까지 수직 상승하던 시절이 특히 그랬다. 주식시장에 자금이 끝없이 들어오며 시장 전망에 대한 수요도 크게 늘었다.

10여 년 전 새로운 증권사들이 영업을 시작하면서 너도나도 애널리스트를 찾기 시작했던 것도 애널리스트 인기에 한몫했다. 때로는 연봉에 '거품'이 있다는 질투 어린 시선도 받아야 했지만 당시 애널리스트는 명함만 내밀어도 많은 사람의 부러움의 대상이 됐던 시절이었다.

2018년이 된 지금 상황은 많이 달라졌다.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애널리스트들을 수시로 채용하고 있지만 원하는 만큼 RA 인력을 구하기 어려운 데다 충원을 한다고 해도 이직률이 높아졌다. 다른 증권회사로 옮기는 사례도 있지만, 자산운용사나 사모펀드 등 다른 업권으로 옮기는 경우가 잦아졌다.

특히 최근에는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투자전략 애널리스트를 채용하는 게 부쩍 어려워졌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자산관리나 해외주식 투자가 주목을 받으면서 투자전략을 담당할 애널리스트들이 필요하지만 젊은 RA들에게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증권업계 A 관계자는 "2012년 이후부터 전반적으로 애널리스트에 대한 인기가 사그라지기 시작했다"며 "이후 몇 년 동안 증시가 횡보세를 보이면서 시장 전망에 대한 힘과 필요성이 많이 떨어졌다"고 전했다.

그는 "사람을 뽑아 2년 가까이 키워도 여기저기로 유출되는 경우가 많다"며 "1~2년 전보다 투자전략 쪽 연봉을 올렸는데도 하려는 사람을 찾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증권업계 B 관계자도 "실력 있는 투자전략 담당 애널리스트들의 연령이 계속 높아지고 젊은 애널리스트들의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며 "섹터 애널리스트에 비해 실력을 인정받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젊은 사람들이 선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 대부분의 RA가 투자전략으로 시작해서 기업분석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양측이 분리되다 보니 투자전략에 대한 선호가 더 떨어진 것이 아닐까 싶다"고 귀띔했다. (산업증권부 신은실 최정우 기자)

esshi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