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지만, 채권 금리 상승은 더디게 나타났다.

시장참가자들은 금리 인상이 많아야 한 번인 데다 그 시기마저 불투명하다는 이유를 들어 수급에 집중하고 있다. 3일 연합인포맥스 최종호가수익률 종합(화면번호 4511)에 따르면 전일 국고채 3년물은 1.1bp 하락한 2.113%에 마쳤다.

통화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달 27일 4.1bp 상승한 후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국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하반기 금리 인상 의지를 피력하면서 큰 폭으로 오른 후 오히려 소폭 하락했다.

금통위의사록에는 세 명의 금통위원이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한 명은 완화적 통화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눈에 띄는 것은 조동철 금통위원으로 추정되는 의원의 스탠스 변화다. 한 금통위원은 "기대물가 상승률 관리라는 인플레이션 타게팅 통화정책의 취지에 더 충실하게 물가상승률 목표치 근접을 확인하여 금리정책을 운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 위원은 "최근 실물경제는 불확실성의 상승에도 잠재성장 궤도를 다소 상회하는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물가는 하반기 상승률 확대가 예상되나 현재 물가상승률이 낮고 불확실성이 높아, 확대속도를 확인하며 그에 맞추어 금리 인상 시점을 선택하여야 할 상황이다"고 말했다.

조동철 위원은 지난 5월 기자간담회에서 통화 당국이 인플레이션 타게팅에 좀 더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드러내기도 했다.

전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미국의 금리 인상에 대처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채권시장은 빠르면 이달 금통위에서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시기의 문제일 뿐, 금리 인상 분위기가 무르익었다고 진단했다.

그런데도 국고채 금리 움직임은 더디게 나타났다. 지난 5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하면서 국고채 3년물 금리가 2.3%를 넘었던 것과 다른 흐름이다.

시장참가자들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연내 한 차례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는 데다,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적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우호적인 수급도 금리 인상을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하반기 들어 채권 단기물은 수급 여건이 매수에 우호적이다. 채권 매도로 금리 인상에 선제로 대응하는 것이 오히려 더 리스크가 크다고 평가했다.

한 증권사 채권 딜러는 "헤드라인 물가가 1.5%에 그치면서 8월 금리 인상이 어렵지 않겠냐는 목소리가 힘을 받은 데다, 금리를 올려도 두 번은 어렵다는 게 채권시장의 현재 컨센서스다"며 "현재 금리 레벨은 기준금리의 한 차례 인상을 모두 반영하지 않은 수준이지만 국고채 바이백이 늘어나면서 수요가 우위를 보이는 상황이라, 왜곡이 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채권 딜러는 "외국인이 3년 국채선물을 계속 사들이는 데다 현물도 매수하고 있어, 그렇지않아도 없는 공급이 씨가 마르고 있다"며 "한은이 금리를 올리더라도 연내 한번, 그 이후는 언제가 될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도 대기매수를 자극하는 요인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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