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호 홍경표 기자 = 600조 원이 넘는 자금을 굴리는 '자본시장 대통령'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 후보 윤곽이 드러났다.

금융사 사장과 의결권 자문기관 대표 등 시장의 다양한 인재들이 CIO 자리에 출사표를 던졌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CIO 서류 지원자 30명 중 13명에게 서류 심사 통과 사실을 통보했다.

국민연금 CIO 선임은 기금이사추천위원회가 서류 및 면접심사를 하고 후보자를 국민연금 이사장에게 추천하면, 이사장은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임명 제청하는 절차를 밟는다.

CIO 자리는 지난해 7월 강면욱 전 CIO가 물러난 뒤 현재까지 1년이 넘게 공석이다. 올해 2월부터 CIO 공모가 진행됐으나 국민연금은 적격자가 없다는 이유로 재공모를 지난달 초부터 진행했다.

국민연금 서류통과 대상자에는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와 안효준 BNK금융지주 글로벌 총괄 부문장(사장), 정재호 새마을금고 전 CIO, 채규성 BNY멜론은행 서울지점 대표(전무)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류 대표는 의결권 자문기관이자 사회책임투자 리서치기관인 서스틴베스트 설립자로, 스튜어드십 코드와 연기금 의결권 행사, 사회책임투자 전문가로 시장에 알려졌다.

류 대표는 1960년생으로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학·석사를 졸업했고 애슈리지경영대학원 금융(Finance) MBA를 마쳤다. 동방페레그린증권, 현대증권 등을 거친 후 서스틴베스트를 창업했다. 국민경제자문회의 혁신경제분과 위원과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회 위원, 국민연금 기금운용발전위원회 위원 등을 맡았다.

안 사장은 해외 투자 베테랑으로 글로벌 경험과 역량을 갖췄으며,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실장도 경험해 국민연금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안 사장은 1963년생으로 부산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호주국립대(AGSM)에서 경영학 석사를 취득했다. 서울증권 뉴욕사무소장을 역임하고 다이와증권 서울법인 이사, 대우증권 홍콩법인 이사, 비이에이유니온인베스트먼트(BEA) 펀드매니저를 거쳐 국민연금에서 해외증권실장과 주식운용실장을 역임했다. 2013년 교보악사자산운용 대표이사와 2016년 BNK투자증권 사장도 맡았다.

정 전 CIO는 대규모 기금과 대체투자 등 포트폴리오를 장기간 운용한 경험이 강점으로 꼽힌다. 과거 홍완선 국민연금 전 CIO, 강면욱 전 국민연금 CIO와 국민연금 CIO 최종면접 자리에서 경쟁한 경험이 있다.

정 전 CIO는 1958년생으로 성균관대학교 법학 학·석사를 마쳤다. 굿모닝신한증권(현 신한금융투자)과 NH투자증권을 거쳐 새마을금고 CIO를 역임했고, 유진투자증권 사모펀드(PEF) 대표도 맡았었다.

채 전무는 외환과 채권, 주식 등 다양한 자산 운용 경험을 가지고 있고, 새마을금고 CIO도 맡으며 대규모 기금도 관리했었다. 정 전 CIO와 함께 과거 국민연금 CIO에 지원한 적이 있다.

채 전무는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외환은행에서 국제부 외화자금팀, 홍콩 현지법인, 증권운용팀 등을 거쳤다. 초대 채권시장협의회 회장, 국채전문딜러(PD) 협의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BNY멜론은행 전무로 일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1일 임형주 해외주식위탁팀장을 해외증권실장으로, 최형돈 해외사모팀장을 해외대체실장으로 임용해 실장급 공백을 메우기는 했으나, 여전히 CIO와 실장 2석이 공석으로 남아있고 운용역 이탈도 계속되고 있다.

적격자가 없다는 이유로 국민연금이 CIO 인선을 원점으로 되돌린 상황에서, 이번에는 CIO를 선임해 '600조' 기금을 안정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연기금 관계자는 "운용역 이탈이 계속되고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데 CIO를 하루빨리 선임해 국민연금을 정상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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