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하이트진로가 맥주사업 부진으로 실적이 악화되는 상황에서도 총수일가 등 주주에게 수백억원대 배당지급을 계속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런 배당이 하이트진로의 재무안정성을 떨어뜨리고 자칫 신용도를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하이트진로, 총수일가 등 주주에게 600억대 배당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연결기준으로 하이트진로가 주주에게 지급한 배당금은 지난 2015년 696억원에서 2016년 696억원, 지난해 626억원 등이다. 배당금은 현금기준으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기간 하이트진로 순이익은 534억원, 384억원, 127억원 등으로 줄었다. 순이익을 크게 웃도는 배당금이 지급된 셈이다.

하이트진로의 주요 주주는 박문덕 하이트진로그룹 회장 등 특수관계인(지분율 55.36%)이다. 이 중에서 하이트진로홀딩스 지분율은 50.27%다.

하이트진로홀딩스의 주요주주는 박문덕 회장 등 특수관계인(지분율 72.59%)이다. 이 가운데 박문덕 회장 지분율은 28.90%다. 하이트문화재단은 7.43%, 서영이앤티는 27.16% 등이다.

서영이앤티는 하이트진로 총수일가가 지분 약 100%를 보유한 회사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월 하이트진로가 서영이앤티에 일감을 몰아줬다며 100억원대 과징금을 부과하고, 박태영 하이트진로 경영전략본부장 등을 검찰에 고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 수익성 저하에도 배당 지속…재무안정성 '위협'

문제는 맥주사업 부진으로 수익성이 저하되는 와중에도 하이트진로가 거액의 배당금을 지급했다는 점이다.

연결기준 하이트진로 사업은 맥주, 소주, 생수, 기타 등이다. 지난해 매출 기준 각 사업비중은 39.27%, 54.74%, 3.54%, 2.45% 등이다.

맥주사업 영업손실은 2015년 15억원, 2016년 217억원, 작년 289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맥주사업의 손실이 계속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영향으로 하이트진로 영업이익은 지난 2015년 1천340억원에서 2016년 1천240억원, 지난해 872억원 등으로 계속 줄었다. 같은 기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도 2천539억원, 2천427억원, 2천69억원으로 소폭 하락세다.

수익성 지표도 나빠지고 있다. 영업이익률은 2015년 7.0%, 2016년 6.60%, 지난해 4.60%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EBITDA마진은 13.30%, 12.80%, 10.90%다.

배당금 지급이 하이트진로 재무안정성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연결기준 하이트진로의 총차입금은 지난 2015년 1조1천220억원, 2016년 1조899억원, 지난해 1조475억원, 올해 1분기 1조2천174억원을 기록했다.

차입금의존도는 2015년 32.40%에서 올 1분기 36.90%가 됐다. 같은 기간 EBITDA 대비 총차입금도 4.4배에서 6.4배로 악화됐다.

서민호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하이트진로는 주주에게 매년 600억~700억원 정도의 배당금을 지급했다"며 "최근 수익성 저하로 당기순이익이 감소한 점을 고려하면 하이트진로에 재무적 부담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신용도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ygkim@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