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미국 정부의 부채 규모가 10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로 불어나면서 그 여파가 금융시장을 강타할 수 있다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재무부는 향후 3개월 동안 국채 입찰을 통해 총 300억달러 규모로 국채를 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3개월간의 발행액 270억달러에서 더 늘어난 것이다.

미국 정부의 국채 발행 규모가 더 늘어나는 것은 언론의 헤드라인을 대대적으로 장식하지 않았지만, 조만간 금리에 영향을 미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곤경에 처할 수 있다고 미국 CNBC는 2일 지적했다.

미국 국채 발행량이 늘어날수록 투자자들은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더 높은 채권금리를 요구할 것이고 이는 다시 미국 정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코노믹 아웃룩 그룹의 버나드 바우몰 수석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미국 경제의 견고한 성장세에 박수를 보내고 있지만 10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많은 돈을 빌리는 것 외엔 달리 선택이 없다"며 "이는 시작에 불과할 뿐 미국 정부의 재정적자는 연 1조달러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미국의 재정적자 규모가 오는 2020년이면 연 1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해 9월 종료된 2017년 회계연도에 6천660억달러의 재정적자를 기록했으며 2018년 회계연도에는 8천33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미국 재무부는 추산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올해 하반기에 총 7천690억달러를 조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나 급증한 수치다.

이 같은 움직임에 미국 30년물 국채금리는 약 두 달 만에 처음으로 다시 3% 선을 웃돌았고 다른 구간의 국채금리도 대부분 상승했다.

CNBC는 단기적으로 미국 부채 문제는 강력한 경제성장세와 무역전쟁에 가려지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공언과 다르게 경제성장이 재정적자를 오히려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가 강력하게 성장하면 세금 감면과 소비지출 증대로 늘어나는 정부 부채를 축소할 수 있다고 장담한 바 있다.

호라이즌 인베스트먼트의 그렉 밸러리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경제성장으로는 재정적자 규모를 낮추는 데 불충분하다"며 "오히려 재정적자와 미국 채무는 급격히 늘어나고 있고 사실상 백악관의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데이터트렉의 닉 콜라스 설립자는 "미국 국채 발행량이 증대하고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시장은 국채금리가 뛰는 것에 대비됐는지 의문"이라며 "장기 국채금리는 경제가 침체기에 자체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라고 지적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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