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지난 2016년 대형 증권사와 중형사 간 당기순이익 차이가 줄어든 이후, 지난해부터 격차가 다시 벌어지고 있다. 올해에도 글로벌 무역분쟁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면서 실적 양극화 현상이 더욱 짙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5년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대형 6개사와 순자산 1조원 규모의 중형 7개사 간 당기순이익 격차는 2조원을 상회했다. 2016년 들어 1조6천억원까지 감소한 격차는 지난해 다시 3조5천억원으로 벌어지며 실적 차이가 커지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에도 이 같은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분기 대형사와 중형사 간 격차는 3천억원 수준이었지만, 올해 1분기에는 5천억원을 육박했다.

하반기에는 증시 불안과 거래대금 감소 등의 영향으로 격차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

글로벌 무역분쟁 여파로 증시가 조정을 받으면서 브로커리지(위탁매매)와 자기매매(PI) 등 사업 전반에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시장 환경에 더 큰 영향을 받는 중소형 증권사에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사업 다각화와 리테일 의존도, IB(투자은행) 역량, 리스크관리 등에 따라 회사별 실적 차이가 짙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IB 사업부문이 잘 구축돼 충격을 완화해줄 수 있는 증권사와 그렇지 못한 증권사 간 차이가 극명해질 것"이라며 "IB 부문에서 지속적인 성장과 더불어 발행 어음 및 신용공여 한도 확대 등으로 신규사업 진행에 한창인 한국금융지주, NH투자증권 등의 성장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업종 전반적으로 무차별적으로 실적 개선이 이루어졌다면, 하반기에는 사업 다각화, IB 역량 등에 따라 회사별 실적 차이가 확연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더해 일부 중형사들은 최근 발생한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 관련 사태로 손실 반영 리스크까지 안고 있다.

중국 CERCG 관련 ABCP를 보유 중인 국내 증권사는 현대차투자증권(500억원)과 BNK투자증권(200억원), KB증권(200억원), 유안타증권(150억원), 신영증권(100억원) 등이다.

현대차증권이 관련 손실 일부를 2분기에 반영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른 중형 증권사들도 손실을 반영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증권은 중국 기업에 대한 ABCP 손실을 2분기에 반영하면서 당기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23% 이상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대외적 악재에 따른 증시 불안과 회사별 악재가 겹치면서 하반기에도 중형사 실적에 대한 기대가 높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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