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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수연의 전망대>대기업 투자와 일자리 그리고 포용적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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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8.08.06  10:5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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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인포맥스) 한국을 포함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및 신흥경제국들이 부진한 고용 탓에 몸살을 앓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소득 불평등 심화, 기술진보, 세계화, 고령화 등으로 노동시장 환경이 급변하고 있지만, 일자리 정책은 과거의 모습을 답습하고 있기 때문이다. OECD는 포용적 성장(inclusive growth)과 연계해 노동시장 정책 프레임을 짜야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촉구하고 있다.

    OECD에 따르면 1990년대까지 고용전략은 고실업과 장기실업을 해결하기 위해 노동과 상품시장의 유연성이 강조됐다. 유연한 노동시장이 성장친화적 환경을 조성해 일자리 창출을 촉진한다는 이유에서다.

    글로벌 금융위기 10년이 지나면서 이런 노동시장 정책은 더 이상 성과를 내기 어려운 것으로 진단됐다. 경제 성장을 위해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지원하는 정책이 일자리의 양과 질, 포용성 측면에서 좋은 성과를 내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OECD는 노동시장 유연성이 압도적인 국가들보다 일자리의 양과 질 측면에서 포용성이 큰 국가들의 성과가 더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제성장 정책과 더불어 포용성 향상과 노동자 보호 정책을 병행하는 게 유연성 확보보다 더 시급한 과제로 지목됐다.

    ◇재벌의 투자는 일자리를 만들지 못한다.

    우리도 각종 일자리 지표 등에서 고용환경 변화로 새로운 정책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것으로 진단됐다. 2015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매출액 기준 10대 기업의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1%다. 2010년 8.4%에 비해 3.7%포인트나 높아졌다. 하지만 상위 10대기업의 종사자수는 3.1%에 불과했다.

       




    <2015년 기준 광공업체의 평균 종사자수는 9.8명 수준으로 낮아졌다>



    전체 산업에서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27.3%로 2010년 25.7%에 비해 1.6% 포인트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종사자 수 비중은 6.9%에서 7.7%로 0.8%포인트 올라가는 데 그쳤다.

    광업·제조업에서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46.5%로 절반 가까이 차지하지만 종사자 수 비중은 18.3%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업 제조업의 평균 종사자 수는 9.8명으로 2014년 10명 이후 처음으로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100대 기업의 통계치도 비슷한 패턴을 보인다. 100대 기업 대부분이 상호출자 제한 대상인 재벌 기업이라는 점에서 재벌 기업들의 일자리창출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기재부 파열음으로 본 포용적 노동정책

    김동연 경제부총리 및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삼성그룹 방문을 앞두고 곤혹스러운 처지로 내몰린 것도 이런 환경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청와대는 김 부총리를 상대로 삼성에 투자 혹은 일자리를 구걸하지 말라고 제동을 건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총리는 대기업 투자에 간섭할 의도가 없다며 불쾌한 반응을 숨기지 않았다.

    일자리 정책에 대한 청와대와 기획재정부의 인식 차이가 파열음을 내며 드러난 셈이다.

    포용적 성장을 기치로 내건 청와대는 재벌 중심의 기업투자만으로는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재벌들이 고용 부문에 기여하는 몫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어서다. 특히 제조업 부문에서 재벌들의 일자리 창출 능력은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사업체당 평균 종사자 수가 97.4명이었으나 1990년대 들어 61.0명 수준으로 줄었고 2000년대 들어 45.1명으로 급전직하했다.

    사업체 규모가 클수록 사업체 수가 줄어들고 고용비중도 급격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체의 평균 규모가 커지면서 재벌 중심의 경제구조가 더 고착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체 규모별로 1인 사업체가 전체 사업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0%에 이르지만, 매출액 비중은 1.6%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종사자 2~4명의 사업체의 비중도 43.6%에 이르지만 매출액 비중은 8.2%에 그쳤다. 반면 종사자 수 300명 이상의 대규모 사업체는 전체의 0.21%에 그쳤지만, 매출액 비중에서는 30.3%를 차지했다. 산업 전반에서 대규모 사업체의 규모는 증가한 반면 고용비중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기업의 투자분이 고용 증대보다는 자동화 등을 통한 산업설비 고도화로 이어졌다는 의미다.

    ◇더 포용적으로 가야 할 노동정책

    OECD는 우리 같은 노동 환경에 노출된 나라일수록 포용적 노동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동자와 기업의 신기술 활용 및 변화 적응과정을 지원해 수익을 골고루 누리도록 노동시장 정책 가이드 라인이 마련돼야 한다는 게 OECD의 권고다.

    이를 위해 양질의 일자리를 확산할 수 있는 환경을 촉진(Promote)하고, 노동시장에서 배제를 방지(Prevent)하는 등노동시장 위험으로부터 노동자 보호하는 한편 급변하는 노동시장에서 미래의 기회와 문제에 대비(Prepare)하는 등 이른바 '새로운 고용전략의 핵심 정책권고 3개 원칙(principles)'이 제시됐다.

    노동정책이 더 포용적으로 변하기 위해서는 자영업자 보호 등을 위한 사회보장제도의 개편 등이 필요한 것으로 진단됐다.

    일자리 정책에도 재정의 역할이 더 확대돼야 한다는 게 OECD의 핵심 권고 내용이다. 민간 투자가 성능 좋은 로봇의 양산으로 이어져서는 양질의 일자리가 더는 창출되지 않는다는 게 포용적 노동정책의 근간이다. 이제 선택은 우리의 몫이다. (취재부본부장)

    ne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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