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기록적 폭염이 국내 채권시장에 미칠 나비효과에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소수의견 출현으로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폭염이 소비 경로 등을 거쳐 통화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7일 기상청에 따르면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자 지난 4일까지 전국 기상관측소 95곳 중 57곳(60%)에서 역대 최고기온이 경신됐다.

폭염은 국내 경제에도 적지 않은 파급 효과를 낼 것으로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예상했다.

노무라증권은 지난 2일 폭염이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에서 기온이 지난 10년 평균보다 1도 오르면 소비가 0.1%포인트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기온이 평균대비 1도 내릴 경우에는 소비가 0.2%포인트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기온 변화가 의류 쇼핑에 미치는 영향은 여름에 더 클 것으로 노무라증권은 예상했다. 더운 날씨에 의류 쇼핑에 나서는 수요가 줄어 소비 지표가 악화할 것이란 분석이다.

폭염은 생산성에도 파급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됐다.

영국 경제경영연구소(CEBR)는 기온이 27도를 넘어서면 생산성이 8% 줄고, 38도를 웃돌면 60% 이상 하락할 것이란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다만 이는 해외 사례를 토대로 한 연구 결과라 해석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국내에서는 유럽과 반대로 폭염이 소비 확대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에어컨을 가동하는 쇼핑몰에 사람이 몰리고, 휴가 기간이 늘어 소비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더위를 피하려 쇼핑몰에 온 사람들을 보면 소비가 증가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다만 이는 일시적인 소비 증가일 가능성이 아주 크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이나 인구 등 수요의 구조적 변화가 아니라 날씨와 유가 상승 등 일시적 요인에 따른 변화에는 통화정책으로 대응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폭염이 금리 인상을 앞당길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물가 상승과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소비까지 개선되면 금리 인상 주장의 논거가 강화될 수 있어서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금융통화위원회가 과거 메르스 확산과 세월호 침몰 당시에도 이에 따른 소비 위축을 주시했다"며 "8월 금통위에서도 폭염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을 염두에 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기온 변화가 소비에 미치는 영향, 출처:노무라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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