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홍춘욱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한국경제에 대한 비관론을 경계했다.

미·중 무역분쟁에도 2분기 성장률이 전년 대비 2.9% 성장하는 등 경기가 급격히 위축되는 징후를 보이지 않는다며, 경기 정점 논란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이미 우리 경제가 잘하고 있고, 경쟁력이 있는 제조업, 정보통신서비스 등 혁신산업에 재정을 투입하여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홍춘욱 이코노미스트는 7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제조업, 정보통신·방송·출판업 등이 과거보다 성장 탄력이 둔화했다고 하지만, 다른 산업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유망하다. 세수가 호조를 보일 때 과감한 재정확대를 통해 혁신산업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홍 이코노미스트는 우리 경제가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은 2분기 중 전년 대비 2.9% 성장했는데, 이를 급격한 위축이 나타났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한국은행은 한국 잠재성장률을 2.8~2.9% 수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제조업의 경우 전년 대비 3% 이상 성장하는 등 성장세가 꾸준히 유지됐다고 분석했다. 미·중 무역 분쟁 등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도 경쟁력이 유지되는 셈이다.

반도체를 제외하면 제조업 성장도 불안하다는 우려에 대해 홍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나라는 시기에 따라 경기를 이끄는 산업이 존재했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반도체뿐만 아니라 석유화학, 조선업 등이 글로벌 경기 사이클에 따라 호조를 보이는 산업이 존재하는 셈이다.

올해의 경우 전체 수출의 17% 정도를 반도체가 차지하는 등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였지만, 석유화학 산업 비중은 18%가 넘는다.

지난 2011~2012년에는 조선업이 전체 수출의 18%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에는 선진국 경기 호조와 국제유가 상승이 맞물리면서 석유화학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진단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65~70달러 수준으로, 전년 대비 상승 흐름이 유지되고 있어서다.

2분기 성장률을 갉아먹은 내수는 적극적인 재정 투입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올해 5월까지 세금이 17조 원 더 걷혔다고 밝혔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올해 추가 세수가 15~16조 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지난해 코스피 200 기업의 작년 영업이익이 178조 원으로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정부가 내수 경기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사용할 여력이 있는 셈이다.

이런 경기 인식을 바탕으로, 홍 이코노미스트는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이 뒷받침된다면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은의 금리 인상은 결국 환율과 물가가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은 환율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최근 환율 상승이 수입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서다. 하반기에 환율 수준이 유지된다면 물가는 오르는 쪽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홍 이코노미스트는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되는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2010년 이후 우리 경제는 3.4% 성장했다. 부문별로 쪼개면, 제조업은 4.8%, 서비스업은 3.0% 각각 성장했다. 특히 서비스업 중에서도 정보통신업, 출판·영화 등은 4.0% 늘었다. 음식서비스는 0.7% 성장에 그쳤다.

특히 제조, 정보통신, 방송·출판 등은 혁신산업으로 분류되는 데다 고용유발 효과도 크다. 게다가 이 분야는 양질의 일자리다.

홍 이코노미스트는 혁신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교육 구조조정을 촉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과 산업현장의 인력 미스매칭이 크기 때문이다. 노동시장이 원하는 근로자를 배출해야 한다는 뜻이다. 아울러 최근 고용자 수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재정 투입이 해법이라고 진단했다. 성장주도산업이 설비를 투자하고 고용을 늘리는 데는 시간이 필요한데, 그 시간 동안 내수를 떠받치기 위해서는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홍 이코노미스트는 말했다.

그는 '세수가 잘 걷히고 있을 때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펴고 과감한 확장 예산을 펴서 경제 주체의 심리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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