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종혁 노현우 기자 = 오석태 소시에테제네랄(SG) 이코노미스트는 경기 개선 기미가 안 보이는 한국 경제의 돌파구로 강한 정치력이 이끄는 구조개혁과 규제 완화를 주장했다.

오 이코노미스트는 7일 연합인포맥스와 인터뷰에서, "잠재성장률 하락에 대한 대응책으로 구조개혁, 규제 완화가 항상 거론된다"며 "일례로 구조개혁과 관련해 수주량이 늘었지만 크게 살아나는 모습은 안 보이는 조선업종을 끌고 가야 하는지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 이코노미스트는 또 "규제 완화 이야기만 나오면 등장하는 것이 '우버'로 대표되는 차량공유 서비스인데, 한국 택시업에 엄청난 위협"이라며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앞두고 우버, 디디추싱, 그랩 등 세계 주요 차량공유 회사 지분을 사들이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뭐하는가 묻는다면 할 말이 없다"고 강조했다.

오 이코노미스트는 특히 우버 등 주요 차량공유 회사들은 자율 운행차의 데이터를 쌓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데이터가 나오지도 않는다며 이런 것을 보면 뒤처져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세계 주요국 중 우버가 전혀 허용되지 않은 곳은 한국, 일본, 독일, 이탈리아 등으로 한국의 경우 택시업계 이익집단의 힘이 강력하다는 사실이 반영됐다며 정부도 규제 완화 말하고 있지만, 알아도 못하는 이유는 엄청난 정치력이 필요한데 그것이 잘 안 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오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경기 흐름에 대해서 비관적이면서도 정부가 경기 하락을 가속한다는 판단은 너무 이르다고 분석했다.

한국경제를 볼 때 구조적인 정책 잘못과 단순한 경기 주기의 하강을 구분할 필요가 있어서다.

그는 또 과거 미국 경기가 좋으면 한국이 당연히 좋았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는 점에서 모든 게 시작한다며 한국경제가 수출 주도 경제에서 이제 내수에 의해 변동하는 경향이 커졌다는 진단도 내놨다.

아울러 정부가 이대로 가면 경제 성장률이 2% 후반 나오니까 괜찮지 할 수 있지만, 내년에는 2%대 초중반이 나오고 잠재성장률이 더 하락할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틀을 깨는 개혁을 하려면 결국 프랑스처럼 새로운 정치세력이 등장해야 가능할 수도 있다고 그는 주장했다.

오 이코노미스트는 특히 고용이 내년에 좋아질 것으로 볼 근거가 없다며 올해가 나쁜 것이 기저효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인구가 갑자기 늘어나거나, 건설 혹은 자동차 조선 등 일부 제조업이 갑자기 살아나고, 유커가 예전처럼 많이 유입돼 음식 숙박업이 호황으로 돌아설 일도 없기 때문이다.

오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이나 정부가 내년에 성장률이 그대로고, 고용은 좋아진다고 보는데 솔직히 못 믿겠다며 어쨌든 경기가 이미 꺾인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판단했다.

그는 정부가 혁신성장을 한다는 결과물을 보여달라며 또 정부의 재정정책과 관련해, 요양보험, 고용보험, 아동복지 등 재정 투입될 것이 많은데 복지 관련 중장기 플랜이 있으면 좋겠지만, 아직 그림이 안 나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세금을 깎아도 좋으니까 팽창적 재정정책으로 갔으면 좋겠다며 중장기적으로 복지지출을 늘리고, 거기에 따라서 세금도 늘리는 중부담·중복지로 가는 포석이 안 보인다고 덧붙였다.

오 이코노미스트는 이 정부는 소득주도 성장 뒤에 숨어서 큰 그림은 최저임금 1만 원밖에 없는 것 같다며 쉬운 혁신은 끝났고, 어려운 것만 남았는데 법 개정이 안 된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근본적으로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가 의회에서 다수 의석을 확보해 개헌 수준으로 밀어붙이는 것과 같은 것이 있어야 한다며 한국은 (여당이) 의회에서 과반도 안 되는데 지지율만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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