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주가는 실적의 함수라는 말도 옛말이 됐다.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에 사상 최고 이익을 냈지만, 디램(DRAM) 공급 부족이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는 우려에 주가가 곤두박질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일 4.68% 급락한 7만9천400원에 장을 마쳤다. 특히 투신과 사모펀드 등 기관 매도 물량이 많았다.

SK하이닉스 주가가 타격을 입은 데에는 모건스탠리의 매도 보고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모건스탠리는 DRAM 호황이 끝났다는 이유로 SK하이닉스의 투자 의견을 비중 확대(overweight)에서 축소(underweight)로 낮췄다.

목표 주가도 전일 종가보다 낮은 7만1천원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김영찬 모건스탠리 연구원은 "DRAM 공급 부족 주기가 올해로 끝나며 내년부터는 오히려 업황이 꺾일 것"이라며 "DRAM 호황이 사라지면 SK하이닉스에 남는 것은 악화된 낸드(NAND) 사업뿐이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실적 발표 후 주가가 8만원대 중반에서 안착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공매도 대기 물량도 쌓였다.

SK하이닉스의 대차잔고는 이달 초 상장주 대비 4.7~4.9%대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3일에는 4.9%로 급증했다. 하루 만에 체결된 대차잔고 물량도 164만주에 이른다.

전일 주가가 5% 가까이 급락하며 대차 물량도 어느 정도 해소됐으나 그만큼 8만원대 이상의 주가에 부담이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에 매출액 10조3천705억원, 영업이익 5조5천739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고의 실적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55.0%와 82.7%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고 실적을 낸 지난해 4분기보다도 선방했다.

당시 SK하이닉스는 매출 9조276억원 영업이익 4조5천억원을 올린 바 있다.

그러나 국내 증권사에서는 여전히 SK하이닉스에 대해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이들이 제시한 목표 주가의 평균도 11만4천원 정도로 여전히 높다.

한 증권사 반도체 담당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 우려는 기존에도 계속 있던 사항이다"며 "이미 반도체 사이클에 대해서는 이슈가 많이 됐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나름대로 전략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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