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올해 신규 취업자수가 20만 명을 넘어서면 광화문에서 춤을 추겠다고 약속했다.

올해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고용목표를 하향 조정한 데 따른 부담감을 토로한 것인데 전문가들은 수출 호조와 소비부진을 어떻게 연계하느냐에 달렸다고 진단했다.

7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월별 신규 취업자수는 1월 33만4천 명에서 2월 10만4천 명으로 급락한 뒤 계속 10만 명 내외에 그치고 있다.

5월에는 신규 취업자수가 7만2천 명으로 줄어 2010년 1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내기도 했다.

결국,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하반기 이후 경제여건 및 정책방향'에서 올해 고용목표를 당초 잡았던 32만 명에서 14만 명 준 18만 명으로 하향 조정했다.

김동연 부총리가 지난 6일 삼성전자 평택공장 방문에서 "일자리가 많이 나오면, 20만개, 20 몇만 개 나오면 뭔들 못할까. 광화문 광장서 춤이라도 추겠다"라고 말한 것은 좀처럼 진전되지 않는 일자리 만들기에 대한 부담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됐다.

전문가들은 업종별 고용현황에서 나타나듯 현재의 고용부진은 산업구조조정과 소비부진의 영향이라고 진단했다.

작년 하반기 신규 취업자 수가 증가로 전환했던 제조업은 올해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등의 영향으로 4월 이후 3개월 연속 감소로 돌아섰다.

건설업은 작년 상반기 월평균 신규 취업자수 증가가 14만9천여 명에서 올해 상반기 4만2천500명으로 감소했다.

도소매·숙박음식업은 작년 상반기 월평균 8만8천 명 증가하다 올해 8만5천 명 감소로 돌아섰고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은 작년 상반기 월평균 23만 명 증가에서 올해 상반기 7만6천여 명 증가로 축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가지 희망적인 것은 수출이 5개월 연속 500억 달러를 초과하는 등 호조를 보인다는 사실이다.

관세청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월별 수출은 3월 513억3천만 달러로 올라선 뒤 7월 518억8천만 달러까지 5개월 연속 500억 달러를 초과했다.

올해 7월까지 누적수출액은 3천491억 달러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업종별로는 반도체가 3개월 연속 100억 달러를 넘어서며 선두에 섰고 일반기계, 석유화학, 석유제품 등이 뒤를 이었다.

최경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지식경제연구부장은 "현재 고용부진은 인구증가율 하락, 제조업 구조조정, 소비부진의 영향으로 볼 수 있다"며 "당장 일자리를 늘린다면 소비다"고 말했다.

최경수 부장은 "소비는 결국 소득에서 나오는데 수출에서 호조를 보이는 하이테크 산업의 소득을 어떻게 소비로 이어가느냐 하는 점이 관건"이라고 짚었다.

정부가 고용의 질 개선이 아니라 양적 확대를 바란다면 최저임금 등 정책의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있었다.

IBK투자증권은 국내 고용시장에서 구인 구직배율이 균형상태인 1을 밑돌고 있어 노동력이 초과공급인 상태라며 수급으로만 보면 오히려 임금 하락 압력이 크다고 진단했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고용시장의 수급을 고려하지 않은 인위적인 가격조정은 역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다"며 "민간투자 부문을 자극해 자발적으로 노동력에 대한 수요를 끌어낼 수 있는 정책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spn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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