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남북경제협력을 활성화하려면 BOT 방식의 민간투자사업과 국제기구와의 협력을 모색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대북제재가 해소되면 조사 수준에 머무는 민간부문의 활동이 가속할 것으로 예상됐다.

배기주 하나금융투자 IB그룹장(전무)은 7일 열린 '한반도 통일경제 포럼'에 '통일경제시대 민간의 역할 및 투자방안 모색'이란 발표를 통해 "북한은 낙후된 인프라개발을 위해 BOT(Build-Operate-Transfer) 방식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북한은 재원이 부족하고 중국의 인프라개발 사업방식 등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BOT 방식은 사업은 사업주가 자금 조달·프로젝트 건설을 책임지고 일정 기간 운영한다. 이를 통해 운영자금을 충당하면서 배당과 함께 부채를 갚을 수 있다. 운영 기간이 끝나면 정부나 관련 기관에 모두 양도하는 구조다.

북한은 지난 2016년 원산시 개발을 위한 투자제안서를 공개하면서 BOT 방식을 추진했다. 약 2억달러에 달하는 투자유치를 희망하며 원산시 중동을 상업중심구역으로 종합개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제안서에는 '외국투자가에 의한 BOT 방식으로 개발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민간투자를 끌어들인 역사가 부족한 북한에는 국제금융기구와 진출하는 방법도 고려되고 있다. IBRD(국제부흥개발은행)와 IDA(국제개발협회), IMF(국제통화기금), ADB(아시아개발은행) 등이 대상이 될 수 있다.

북한의 GNP(국민총생산)가 적어 이들 기관의 지원 대상으로 지목된다.

실제로 개발도상국에서는 국제기구가 참여하는 사업이 활발하다.

베트남 호치민시 지하철 1호선은 일본 국제협력기구(JICA)가 무상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JICA가 전액 무상으로 원조하며 역세권 개발사업을 확보하면 일본 기업과 베트남 현지 건설사가 시공 등을 맡는 방식이다.

한국 정부의 남북경협 예산이나 기금 등이 동반되면 민관합작투자사업(PPP)이 진행될 수 있다. 북한 지역경제 활성화와 투자수익 분배에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다만, 배 그룹장은 북한의 대북제재가 해제돼야 구체적인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당장은 대북제재가 걸림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그는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 국내 시중은행 등은 리서치 위주로 남북경제협력을 준비하고 건설사들은 정부동향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국제사회 대북제재 완화가 민간투자의 전제 조건이고 남북경협 활성화 이전 단계에서 정치적, 제도적 리스크를 해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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