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신한금융지주가 5억 달러 규모의 외화 신종자본증권(Tier 1) 발행에 성공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전일 홍콩과 싱가포르, 유럽 지역 투자자를 대상으로 5억 달러(한화 약 5천500억 원)의 외화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금리는 5.875%로 확정됐다.

신한금융이 제시한 최초 가이던스 금리는 6.25%였으나 20억 달러를 웃도는 수요가 몰리며 최종 금리가 0.375%포인트(p) 낮아졌다.

신한금융이 이번에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은 5년 후 조기상환청구권(콜옵션) 옵션이 달렸다.

발행 주관사로 크레디트스위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HSBC, JP모건, 미즈호 증권이 참여했다.

국내 금융지주사가 해외에서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한금융은 지난 5월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로부터 'A1'의 신용등급과 'A3'에 해당하는 독자신용등급(BCA)을 받고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해외 채권 발행을 준비해왔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격화하고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이면서 발행 여건이 좋지 않자 일정을 미뤘다.

해외 채권을 발행할 때 벤치마크가 되는 미국채 5년물의 금리가 지난달 말 3%에 육박한 것도 부담이었다.

당시 국내 기업의 후순위채 발행 금리는 이미 5%를 넘어섰다.

통상 신종자본증권의 발행 금리가 후순위채보다 100~150bp가량 높다는 점에서 해외에서 6% 넘는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필요성은 크지 않았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최근 한달 새 시장금리가 다소 주춤해지며 1분기 실적을 바탕으로 적절한 타이밍을 잡을 수 있었다"며 "조달한 자금은 향후 비은행 자회사가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신한금융의 기본자본비율(Tier 1)은 13.4%, 이중레버리지비율은 122% 안팎이다.

이번 발행으로 신한금융의 기본자본비율은 25~30bp 개선되고, 이중레버리지비율 역시 120%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금융지주의 해외채 발행이 전무한 상황에서 시장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셈"이라며 "늘어난 출자 여력만큼 자본운용에 더 여유가 생겼으니 그간 그룹 차원에서 강조해 온 인오가닉(Inorganic) 성장을 가속할 발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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