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윤성현 기자 = 지난 4년 동안 포스코의 구조조정을 이끌었던 최정우 회장이 이번에도 사업재편 '칼날'을 휘두를지 투자은행(IB)업계의 관심이 모인다.

무엇보다 수익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최정우 회장이 포스코대우와 포스코건설 등 몇몇 주요 계열사에 변화를 줄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 최정우, 취임식에서 사업재편 의지 시사

8일 포스코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달 27일 취임식에서 "그룹 내 사업은 시너지가 높은 유관사업을 발굴해 재배치, 경쟁 열위 사업은 끊임없이 재편할 것"이라고 밝혔다.

철강사업에 대해서도 "효율이 떨어지는 철강공정도 하나의 개혁과제로 삼아 체질 변화를 이루겠다"며 수익성 최우선 정책 가능성을 시사했다.

IB업계에서는 최 회장의 발언에 상당한 무게를 두고 있다.

최 회장은 전임자인 권오준 전 회장과 달리 '뚝심'이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포스코 고위 관계자는 "권 회장은 선비와 같이 여린 측면이 있지만, 최 회장은 장수와 같은 저돌적인 스타일"이라며 "특히, 수익성에 상당히 민감하다"고 했다.

지난 4년 동안 포스코 구조조정도 최 회장이 강력하게 밀어붙여 마무리했다는 말이 나온다. '상시 구조조정' 체제를 정착하는 듯한 최 회장의 발언은 조만간 계열사에 대한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 포스코대우 구조조정…시너지 강화하나

이들은 특히 포스코대우에 대해 주목한다. 정준양 전 회장 시절에 인수한 종합상사이지만, 철강 트레이딩 부문을 제외하곤 포스코 계열사와 시너지가 부족하다는 평가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포스코대우의 지난해 매출액은 22조5천716억원, 영업이익은 4천13억원이다. 영업이익률이 1.8%에 그친다. 순이익률은 이보다 더 낮은 0.8%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포스코의 영업이익률(7.6%)을 크게 밑돈다. 이 탓에 권오준 전 회장이 첫 임기를 시작할 때도 포스코대우는 구조조정 대상에 오른 바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현시점에서 포스코대우는 단순히 그룹 전체의 덩치를 키우기 위한 계열사임에는 부인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구조조정에 나선다면 어떤 방식을 선택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포스코와 시너지를 내는 철강 트레이딩과 수익성이 좋은 자원 개발 부문은 남겨둔 채 나머지 사업부문을 분할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그러나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만큼 일단은 지켜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중장기적으로 시너지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기존 철강 트레이딩 중심으로 한 포스코와 협업을 넘어서 앞으로 수익성이 기대되는 곡물과 에너지 부문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 회장도 곡물 트레이딩 등 식량 사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한다고 밝히며, 포스코대우와의 시너지 확대 가능성을 예고한 바 있다.

포스코대우 관계자는 "트레이딩 위주의 사업구조를 넘어 적극적인 투자로 사업 밸류 체인을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

◇ 포스코건설도 도마에…2016년 7천억원 손손실

포스코건설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포스코건설은 그동안 매출을 키우기 위해 적자를 본 해외 사업에 집중했다"면서 "실리를 추구하는 최 회장의 구조조정 첫 타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건설의 지난 2016년 7천62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고서 지난해 618억원 순이익을 냈다.

워낙 수익 불확실성이 강한 탓에 과거 포스코 내부에서는 2대 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에 1대 주주 지위를 넘기자는 이야기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포스코건설 지분은 포스코와 사우디 펀드가 각각 52.8%, 38% 보유 중이다.

철강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 회장은 과거 포스코건설(기획재무실장)과 포스코대우(기획재무본부장)에서 살림을 책임진 인물"이라며 "어떤 방식으로든 두 계열사에 대해 칼날을 들이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jwchoi@yna.co.kr

shyo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