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금융감독원이 이달 중 강력한 내부 쇄신 방안을 발표한다.

8일 금감원에 따르면 금감원은 현재 '경영혁신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조직·예산, 인사, 조직문화 등 세 분야의 경영 혁신안을 마련해 발표를 준비 중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TF에서 논의 중인 인력의 효율적인 운영안과 조직문화 개선안 등을 망라해 이달 안으로 논의 내용을 마무리 짓고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지난 4월 경영혁신 TF를 구성하고 조직 전반에 걸친 경영 시스템 개혁을 추진해 왔다.

경영혁신 TF는 지난해 감사원 감사 결과 방만 경영 등이 지적된 이후 김기식 전 원장이 내부 개혁을 추진하고자 만든 조직이다.

김 전 원장 사퇴 이후에도 민병진 기획경영 담당 부원장보가 TF 단장을 맡아 내부 쇄신을 지속 추진해 왔다.

윤석헌 원장도 금감원의 감독업무 등 핵심 기능이 효과적으로 작동하려면 인사제도와 근무환경 등 조직 전반에 걸쳐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매주 TF 회의를 열고 조직 효율화 방안을 모색해 왔으며, 특히 지난 5월에는 금감원 임직원 1천여 명이 참여한 '조직 건강 진단' 설문조사를 시행해 일부 결과를 조직 개선안에 반영하기도 했다.

윤 원장 취임 후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은행 대출금리 부당부과, 즉시연금 미지급금 문제 등이 불거지며 당초 계획보다 발표 일정이 늦어지긴 했지만 더는 내부 개혁을 늦추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금감원은 현재 조직의 경영 효율화를 위해 시니어 검사역제도와 순환 인사를 탈피한 전문성 중시 인사 등의 도입을 저울질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전체 임직원 수는 2천 명에 달하지만, 명예퇴직 제도가 없다 보니 팀장급 이상의 직원 수가 전체의 45%에 달하는 항아리 구조다.

시니어 검사역제도는 고령화된 금감원 검사역을 활용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일정한 성과요건을 만족한 시니어 검사역에게 종신 재직권을 보장해 전관예우 관행을 방지하는 한편, 시니어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살리는 방안이다.

윤석헌 금감원장도 2016년 펴낸 저서 <비정상 경제회담>에서 시니어 검사역제도에 대한 아이디어를 담은 바 있다.

다만 이를 도입하기 위해선 예산 문제가 걸리는 만큼 금융위원회와의 협의가 필요하다.

전문성 중시 인사는 그동안 줄곧 제기됐던 순환보직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이다.

금감원은 2~3년에 한 번꼴로 맡은 분야를 바꾸는 순환보직 체계여서 임직원들이 전문성을 키우기 어려운 구조란 지적을 받았다.

이에 경영혁신 TF는 임직원들의 전문 분야를 지정해 해당 분야의 근무 기간을 늘리고 지속적으로 연수를 받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경영혁신 TF 관계자는 "금감원이 완전히 순환 인사를 포기할 수는 없겠지만,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가기 위해 임직원들의 의견을 수렴 중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기능이 중복되는 부서 폐지, 수요가 높은 부서의 규모 확대 등 조직개편 역시 경영혁신 TF가 검토 중인 사항이다.

부서의 기능이 완전히 중복되지 않더라도 일부 중복이 된다면 과감히 부서 통합을 진행해 나간다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늦어도 내년 초 인사 시즌에 맞춰 조직개편에 나설 전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무조건 개혁을 밀어붙이기보다 직원들의 의견도 충분히 반영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내부 쇄신을 바탕으로 금감원 인사적체 문제는 물론, 인사과 관련한 직원들의 불만이 어느 정도 해소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yg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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