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비상장 추진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국내 증시에서도 공개매수 사례가 있어 주목된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유리공업은 지난달 31일 공개매수신고서를 통해 한국유리공업 주식회사가 발행한 보통주식 196만8천174주(발행주식의 약 18.68%)와 우선주식 45만4천767주(발행주식의 약 4.32%)를 공개매수한다고 공시했다.

주식을 공개매수함으로써 비상장 회사로의 전환, 즉 자진 상장폐지를 추진하는 셈이다.

공개매수 가격은 보통주 1주당 5만4천300원, 우선주 1주당 4만1천925원이다.

공개매수 선언에 한국유리의 주가는 지난달 31일 5만3천900원으로 직전일 4만4천500원에서 21.12% 급등했다. 이후 주가는 5만3천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공개매수 기간은 7월31일부터 8월31일까지 32일이다.

한국유리는 "이미 보유하고 있는 지분과 공개매수자가 공개매수 등을 통해 취득하는 지분이 대상회사의 자발적인 상장폐지를 위하여 충분한 수준에 달하는 경우, 관련 법령이 허용하는 절차와 방법으로 관계기관의 승인을 받아 자진 상장폐지를 위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며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취득한 대상회사의 주식 등을 단기간 내 제 3자에 양도할 계획이 없고, 이를 협의한 바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국내 증시에서는 상장 이후 유통된 주식을 사들여 비상장 회사로 전환하는 자발적 상장폐지를 허용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최대주주가 공개매수해서 비상장으로 바꾸는 경우 95% 정도의 지분을 가지면 상장폐지를 인정하고 있다"며 "유통주식의 95%를 보유하는 것은 사실상 주식이 유통되지 않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공개매수의 경우 주가는 보통 종전 수준보다 오르는 경우가 많다"며 "공개매수 가격이 시장가보다 높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는 전일 트위터에서 "420달러에 테슬라를 비공개 회사로 만드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자금은 마련됐다"고 공지했다.

이미 상장된 테슬라 주식을 주당 420달러에 공개매수함으로써 비상장 주식으로 전환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주주들은 테슬라 주식을 420달러에 팔거나 펀드의 형식으로 비공개 회사 주식으로 전환해 보유하게 된다고 머스크는 설명했다. 비공개회사로 전환함으로써 공매도 세력 등의 공격에서 벗어나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내비쳤다.

테슬라 주식은 공매도가 가장 많은 주식으로 꼽힌다. 대차잔고 기준으로 볼 때 아마존보다 많은 공매도 규모를 보이기도 한다.

국내 증시에서도 공매도의 위력에 주가가 휘청이는 것은 비일비재하다.

최근에는 코스닥시장에서 바이오주가 공매도 집중 공격에 급락하면서 지수가 출렁이기도 했다.

특히 셀트리온헬스케어는 공매도과열종목으로 반복해서 지정됐다.

하지만 자발적 상장폐지를 선택하는 경우는 드물다.

증권업계에서는 공매도나 인수합병을 우려해 자발적 상장폐지를 택하는 기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테슬라가 비상장 추진을 시도하는 것은 적자를 계속 이어갔음에도 기업가치는 높게 평가받아 온 데다 앞으로 전기차 시대가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자신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상장사라는 표면적인 상징성과 금융시장을 통한 자본조달, 주주가치 제고라는 흐름과 거꾸로 가는 것이 기업가치에 긍정적일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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