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SK건설이 시공한 라오스의 수력발전댐 사고의 여파가 국내 회사채시장에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기관투자자와 개인투자자들이 SK건설이 국내에서 발행한 회사채를 내다 팔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8일 연합인포맥스의 채권 개별종목 매매내역(화면번호 4505)을 보면 SK건설이 지난 4월에 발행한 3년 만기 채권인 'SK건설 157'은 최근 10거래일 동안 총 56억6천214만원이 거래됐다. 하루 평균 5억6천만원이 오간 셈이다. 'SK건설 157'은 SK건설이 가장 최근에 발행한 채권이다.

지난달 24일 장마감 후 SK건설이 라오스 아타프주(州)에서 시공한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댐의 보조댐이 무너졌다는 소식이 외신을 통해 국내에도 전해졌다. 댐에서 가둬놓은 물이 주변 마을을 덮쳐 다수의 사망자와 이재민이 나왔다. 이 사고로 생긴 사망자는 현재 34명에 달하는 것으로 라오스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회사채시장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라오스 댐사고 이전 한 달간(6월25일~7월24일, 22거래일) 'SK건설 157' 채권은 총 31억원가량이 거래됐다. 하루 평균 거래액이 1억5천만원을 넘지 못했다. 그러나 라오스 댐사고 이후 SK건설 채권 지표물에 대한 거래가 약 네 배로 불어났다.

다른 채권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SK건설이 작년 9월에 발행한 3년 만기 채권 'SK건설 154'는 라오스 댐사고 이후 하루도 빠지지 않고 거래돼 총 217억5천만원의 거래량을 기록했다. 하루에 평균 21억원 넘는 거래액은 이전 한 달 일평균보다 60% 많다. 일평균 거래액이 88배 늘어난 채권도 나온다.





회사채 거래량 증가와 함께 금리도 함께 상승하면서 투매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SK건설 154' 채권은 라오스 댐사고 이후 일별 거래가 모두 민평금리보다 최소 67.2bp(1bp=0.01%포인트) 높은 수준에서 형성됐다. 실제 SK건설 회사채 거래의 82.5%가 민평금리보다 50bp 이상 높은 금리로 이뤄졌다.

SK건설 채권에 대한 투매가 늘어나는 과정에서 거래 주체도 다양해졌다.

라오스 댐사고로 SK건설에 대한 신뢰성이 훼손되면서, 향후 기존 신용등급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진단도 고개를 들고 있다.

전혜현 KB증권 연구원은 "라오스댐 사고가 SK건설의 과실로 밝혀지면 공사수행능력에 대한 신뢰도 저하와 해외수주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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