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중국이 5~25%의 차등 관세를 부과할 600억 달러어치 미국산 제품의 목록을 자국의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신중하게 골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미국에 대한 중국의 수출 규모는 5천억달러에 달했으나 미국제품 수입 규모는 1천300억달러에 불과한 상황에서 미국에 같은 수준으로 보복하지 않고 대체품을 찾기 어려운 품목에 대해서는 관세율을 5%로 낮게 하는 등 신중한 대응에 나섰다는 것이다.

중국은 600억달러 어치 미국제품에 대한 관세율에 차등을 두기로 했다.

천연가스와 면 스커트나 낚싯대 같은 소비재, 철이나 구리 등 금속, 모든 종류의 목재에는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여기에 관세율은 20%, 10% 수준으로 각각 낮아지고, 항공기나 자동차 부품, 화학펄프, 다양한 의료기기 등 중국 산업생산에 꼭 필요한 물품은 가장 낮은 5%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전 상무부 차관 웨이장궈는 이같이 관세에 차등을 두는 정밀한 전략은 비록 미국의 관세 위협에 비하지는 못하더라도 중국의 경제 및 산업적 이해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무역전쟁은 목표를 갖고 접근해야 한다. 중국의 종합적인 고려를 통해 과도한 손실을 피할 수 있도록 시장의 니즈를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토미 우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관세 품목은 제품의 대체가치의 근거를 따랐다면서 25%의 관세율을 부과하는 품목은 LNG를 제외하면 의류나 기술력이 덜 필요한 제품이라고 말했다.

미국에 의존하는 집적회로나 고부가 반도체, 대형 항공기 등 핵심 아이템은 피했다.

우 이코노미스트는 "신중하게 선택된 목록"이라고 평가하며 "기술력이 높은 품목은 중국에서는 선택의 여지가 크지 않다. 단기에서 중기적으로 이런 제품의 대체재가 없다"고 말했다.

덴마크 소재 단스케은행의 앨런 본 메런 중국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미국에 "비슷한 규모와 힘"으로 반격한다는 표현을 중단하기 시작했다면서 중국은 농업이나 에너지 분야에서 미국에 여전히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은 매우 장기적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단기적 고통을 완화할 도구를 갖고 있다"면서 "이상적인 상황은 아니지만, 중국은 여기에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smjeo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