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삼성전자가 8일 내놓은 180조원 규모의 투자 핵심은 인공지능(AI), 5G, 바이오, 반도체 등 '4대 미래 성장사업'이다.

이 중 130조원은 국내에 투자될 예정이다. 특히 25조원을 4차 산업과 관련된 AI, 5G, 바이오, 전장부품 등에 집중된다. 이는 과거에도 삼성전자가 신성장동력으로 꼽으며 역점을 뒀던 사업이다.

◇ 반도체와 AI, 그 불가분의 관계

4차 산업혁명을 그릴 때 일반적으로 AI와 사물인터넷(IoT) 등을 기반으로 하는 모든 산업의 자동화, 기계화, 그리고 인공지능화를 빼먹을 수 없다.

이미 삼성전자는 AI와 관련해 미국의 비브랩스(Viv Labs)를 지난 2016년 인수한 바 있다. 이 회사는 애플 출신의 시리(Siri) 개발자들이 모여 만든 AI 플랫폼 개발 업체로 알려졌다.

지난 2016년 하만(Harman)을 인수하면서 탄력을 받는 전장사업 역시 큰 그림에서는 AI의 일환이다. 하만은 당시 세계 1위 전장기업이었다.

전장사업과 관련해 삼성전자는 이미 2015년부터 DS부문에 전장사업팀을 설치하고 인포테인먼트, 자율 주행 관련 기술을 연구ㆍ개발하고 있다.

올해 CES에서 삼성전자는 하만과 함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제품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 솔루션은 2021년부터 상용화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최근에는 AI 연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 프린스턴대학의 세바스찬 승 교수와 펜실베니아대학의 대니얼 리 교수를 부사장급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이들은 삼성리서치(SR)에서 AI 연구를 한다.

또 올해 초에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음성인식 시스템인 '코타나'를 개발한 래리 헥 머신러닝 분야 박사를 영입키도 했다.

전 세계적으로는 영국과 캐나다, 러시아 등에 AI 연구소를 설립했다.

이런 AI 기술과 반도체는 불가분의 관계다.

빠르게 데이터 처리와 저장을 위해서는 디램(DRAM)과 낸드(NAND) 플래시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특허청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AI 관련 반도체 특허만 199건을 제출했다. 전체 출원 특허의 24%에 이른다.

향후 삼성전자는 한국 AI센터를 중심으로 글로벌 연구 거점에 1천명의 인재를 확보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최근 6년 반도체ㆍLCD 투자 금액)

5G 기술과 관련한 반도체 개발도 뜨겁다.

이미 삼성전자는 지난달 10나노급 기가비트(GB) LPDDR5 DRAM을 개발했다. 이는 현재 스마트폰에 탑재된 DRAM보다 1.5배 정도 빠른 속도다.

또 연초에는 통신 반도체 업체인 퀄컴과 7나노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반의 반도체칩 생산에 협력하기로 했다.

7나노 공정을 적용한 통신칩 생산을 위해 극자외선(EUVㆍExtreme Ultra VioleT) 장비를 구축하기도 했다. 해당 장비는 대당 1천500억~2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국 버라이즌과 캘리포니아에서 5G 망을 구축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빠른 행보를 나타내는 중이다.

◇ '제 2의 반도체' 바이오사업

삼성전자의 바이오 사업은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전부터 삼성전자는 바이오 산업 진출을 고려해오다 2011년 4월께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세우면서 첫발을 내디딘다.

당시 삼성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총 2조원 이상을 투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후 2014년 초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유상증자에 총 1천700억원 정도 규모로 출자한 바 있다. 이 자금은 15만리터(ℓ)급의 세포배양기를 갖춘 2공장에 사용됐다.

2015년 11월에는 8천500억원을 투자해 제 3공장 건설에 들어갔다.

삼성이 전사적으로 바이오 사업에 관심이 큰 만큼, 사업 환경 개선에 대한 목소리도 높다.

실제로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지난 6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나 의약품 원료 물질의 수임 및 통과 효율성을 개선하고 세제 완화, 약가 정책 등을 고쳐달라며 규제 완화를 요청하기도 했다.

삼성 관계자는 "전자에서 직접 하는 바이오사업이 없기 때문에 지분 40%가량을 들고 있는 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에피스의 사업이 삼성그룹의 바이오 사업이라고 봐야한다"며 "아직 구체적으로 나온 금액은 없다"고 부연했다.

klkim@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