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8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과 중국의 관세 충돌에도 혼조세로 마감했다.

미 국채 가격이 10년 만기 국채 입찰에서 강한 수요를 확인하며 상승했다.

달러화는 미국과 중국이 추가 관세 부과를 결정한 가운데 등락을 거듭하다 결국 하락했다.

뉴욕 유가는 중국이 미국산 디젤 등 석유제품에 대한 관세를 부과키로 한 데 따라 3% 이상 하락했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미국산 제품 160억 달러어치에 대해 25%의 관세를 오는 23일부터 부과한다고 밝혔다.

미국이 전일 중국산 제품 160억 달러에 대한 25% 관세를 오는 23일부터 징수할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한 맞대응이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이번 보복 관세는 "중국의 정당한 이익과 다자간 무역 시스템을 방어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중 상무부는 또 관세 대상 품목에 자동차 등 민감한 제품도 포함했다.

이번 관세가 발효되면 양국은 서로의 제품 500억 달러어치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게 된다.

미국은 중국산 제품 추가 2천억 달러, 중국은 미국 제품 600억 달러에 대해 추가로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다만 이번 조치는 앞서 양국이 500억 달러에 대한 관세 방안을 발표하면서 예고됐던 사안인 만큼 시장에 큰 충격을 주지는 않았다.

이날 주요 경제지표 발표는 없었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연설에서 기준금리를 '정상'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

바킨 총재는 이날 버지니아주 로아노크에서 열린 연설에서 "강한 경제와 낮은 실업률, 2% 부근의 인플레이션은 금리가 정상 수준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를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반적으로 역풍보다는 순풍을 느끼기 시작했으며 경제는 강하다"며 "적어도 현재는 기업과 소비자들이 무역 분쟁에 따른 위험을 겪고 있는 것 같지 않다"고 주장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5.16포인트(0.18%) 하락한 25,583.7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0.75포인트(0.03%) 내린 2,857.70을 기록했지만,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66포인트(0.06%) 상승한 7,888.33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주요 기업의 실적 등을 주시했다.

기업 호실적에 따른 증시 강세 기대는 여전히 유지됐다. 팩트셋에 따르면 S&P 500 지수 기업 중 90%가량이 2분기 실적 발표를 마무리했고, 이 중 76.36%가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특히 S&P500 지수가 지난 1월 26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 2,872.87에 바짝 다가선 점도 신기록 달성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자극하는 중이다.

주요 지수는 장 초반 하락하다 차츰 낙폭을 줄였고, 나스닥은 상승 반전에 성공했다.

나스닥은 7거래일 연속 오르며 지난 3월 이후 최장기간 연속 상승 기록을 썼다.

이날 국제 유가가 큰 폭 하락한 점은 에너지주를 중심으로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미·중 관세 충돌과 중국의 7월 원유 수입이 저조했던 점, 미국 지난주 원유재고가 예상보다 덜 줄어든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종목별로는 전일 일론 머스크 대표의 상장폐지 추진 발언으로 11% 급등했던 테슬라 주가가 2.43% 반락했다. 머스크 대표의 자금 조달 방안 등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지속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머스크 대표의 트위터 발언에 대해 조사할 것이란 보도도 나왔다.

미국의 대표적 약국 체인 CVS헬스 주가는 2분기 호실적에 힘입어 4.16% 올랐다.

이날 업종별로는 에너지주가 0.76% 떨어졌다. 필수소비재는 0.77% 하락했다. 반면 기술주는 0.28% 올랐고, 금융주도 0.26% 상승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탄탄한 미 경제와 기업 실적에 낙관론을 유지하면서도, 실적 발표 시즌 이후 흐름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B.라일리.FBR의 아트 호간 수석 시장 전략가는 "최근 시장은 무역 이슈보다는 기업 등의 기초체력에 기반을 둬 움직이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번 주 이런 동력이 다소 약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특이한 동력이 없는 상황에서 무역정책 긴장이 다시 전면에 등장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9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96.0%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0.73% 하락한 10.85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0.4bp 내린 2.969%를 기록했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3.118%로 전일과 같았다.

10년 만기와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사흘 연속 하락하다 전일 나흘 만에 상승했고, 이날도 장 초반 상승세를 보이다 결국 하락했다.

통화 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 역시 변동 없는 2.674%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의 가격 격차는 전장 29.9bp에서 이날 29.5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이날 미 국채 값은 미국과 중국이 추가 관세 부과 소식에도 어느 정도 예상된 부분인 데다 대규모 10년물 입찰을 앞둔 부담에 하락 출발했다.

이번 주 780억 달러 규모의 국채 입찰의 일부로 이날 260억 달러 상당의 10년 만기 국채 입찰이 있었다.

미국 재무부는 국채 10년물을 2.960%에 발행했다. 응찰률은 2.55배였으며 낙찰률은 간접 61.3%, 직접 11.3%였다.

제프리스의 워드 맥카시 수석 경제학자는 "직접과 간접 모두에서 탄탄한 수요를 확인했으며 입찰 역시 강하게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최근에는 국채딜러로 불리는 직접 투자자들의 수요만 많았지만, 이날은 외국 중앙은행, 대규모 기관 투자자 등의 간접 수요도 풍부했다.

이에 따라 입찰 전 1.0bp 정도 오르던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하락 전환했다.

전일 3년 만기 국채 입찰을 마쳤고, 9일에는 180억 달러의 30년 만기 국채 입찰이 기다리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올해 하반기에 7천690억 달러 규모의 국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3%나 증가했다.

늘어나는 연방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한 국채 공급 증가는 올해 초부터 국채수익률이 오르는 이유 중 하나여서 이번 주 입찰에 시장의 관심이 쏠려 있다.

시포트 글로벌증권의 톰 디 갈로마 이사는 "남은 입찰 결과에 따라 장기물 공급 부담이 향후 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역 분쟁 영향은 크지 않았다.

무역 분쟁으로 글로벌 경제 성장세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아직 나타나지 않은 데다 미국 경제가 강하다는 발언이 계속 나오고 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0.98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11.38엔보다 하락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613달러에 움직여 전일의 1.1598달러보다 올랐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8.90엔을 기록, 전장의 129.20엔보다 하락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지수는 0.08% 떨어진 95.085를 기록했다.

이날 달러지수는 소폭 상승세를 보이다 다시 하락하는 등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미국과 중국이 추가로 관세를 부과키로 하자 달러는 상승했지만 아주 새로운 내용은 아닌 데다 최근 상승 피로감으로 하락세로 전환했다. 이날은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엔화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크레디아그리꼴의 발렌틴 마리노브 외환 전략가는 "중국 인민은행의 움직임에다 중국 무역 지표가 시장 안정에 도움을 줬다"며 "횡보 장세 가운데 시장을 움직이는 힘은 달러를 사고파는 모멘텀에 있다"고 말했다.

인민은행이 지난주 선물환 거래 지급준비금을 부과한다고 밝힌 뒤 위안화는 안정됐다.

달러-위안은 이날 6.8350위안을 기록, 지난주 고점인 6.9125위안에서 떨어졌다.

최근 달러, 엔 등의 주요 통화 움직임이 각국의 채권시장과 연동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마켓증권의 크리스토프 바라우드 연구원은 "달러는 글로벌 채권시장 움직임에 취약해졌다"며 "달러를 지지하던 요인이 각국의 금리 차였는데, 금리 차가 좁아지면서 펀더멘털이 약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본은행(BOJ)이 지난주 발표한 10년물 금리 상한선 확대 영향으로 엔화가 강해졌다는 분석이다.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는 국채 10년물 금리의 허용 범위 상단을 0.1%에서 0.2%로 변경한다고 말했다.

TD증권의 마크 맥코믹 외환 전략 대표는 "엔화는 여전히 시장의 초점"이라며 "일본의 수익률 곡선이 스티프닝 될수록 엔화는 더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BNP파리바의 샘 린톤브라운 외환 전략가는 "장단기 수익률 격차가 커지는 수익률 곡선의 스티프닝은 통화를 부양하는 경향이 있다"며 "미국의 수익률 곡선이 상대적으로 플래트닝해지면서 달러의 열기가 다소 식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파운드화는 브렉시트 우려가 재부상하며 추가로 하락했다.

파운드-달러는 1.2886달러로 11개월래 최저로 떨어졌으며 유로에 대해서는 9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삭소뱅크의 존 하디 외환 전략 대표는 "중요 지지선인 1.2900달러를 밑돌면서 파운드-달러 목표치로 1.2500달러를 제시한다"며 "파운드는 점차 약해지고 투자자와 기업들이 '노 딜 브렉시트' 충격에 우려를 키우고 있어 파운드에 있어 상승 촉매는 없다"고 지적했다.

바라우드 연구원은 "달러에 대한 심리는 굳건하지만 헤드라인 뉴스와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2.23달러(3.2%) 급락한 66.9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7주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시장 참가자들은 중국의 미국산 디젤 등 석유제품 관세 부과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미국 원유재고가 예상보다 덜 감소한 점도 유가 하락을 부채질했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미국산 제품 160억 달러어치에 대해 25%의 관세를 오는 23일부터 부과한다고 밝혔다.

중 상무부가 특히 관세 대상 품목에 디젤과 LPG 등 석유제품을 포함하면서 원유 시장의 불안을 자극했다.

또 이날 발표된 중국의 7월 무역수지 통계에서 중국의 원유 수입이 앞선 두 달의 감소에서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올해 세 번째로 적은 수준에 머무는 등 부진했던 점도 유가 하락 압력을 가중했다.

무역 분쟁 등으로 중국의 원유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여기에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원유재고가 135만 배럴 감소했다고 밝혀 공급 부담도 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원유재고가 전주 대비 230만 배럴 줄었을 것으로 봤다.

이 밖에 휘발유 재고는 290만 배럴 증가했고, 정제유 재고는 123만 배럴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휘발유 재고가 160만 배럴 감소하고, 정제유 재고는 10만 배럴 늘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원유재고가 예상보다 덜 줄어든 것은 물론 휘발유 등 석유제품 재고는 증가하면서 유가의 하락 압력이 더욱 커졌다.

원유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격화에 따른 유가 약세 가능성을 주시했다.

리포 오일 어소시에이츠의 앤드루 리포 대표는 "미국과 중국의 관세 대결은 명백히 비효율적인 것"이라며 "유가의 추가 하락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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