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기획재정부는 오는 9월에 실시될 국고채 50년물 수요조사 때 연기금의 입찰 참여 움직임을 주의 깊게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기재부 국채과 관계자는 9일 "최근 실시된 국고채 50년물 수요조사에서 기존과 달리 생명보험사뿐 아니라 연기금과 손해보험사 등의 수요도 파악했는데 연기금과 우정사업본부, 손보사 등으로부터 다수 입찰 의사를 확인했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그는 "국고채 전문딜러(PD)들을 통해 입찰이 들어오는 데다 연기금의 경우 금리 레벨을 고려해 매수에 나서기 때문에 이들 기관이 실제 어느 정도 규모로 물량을 가져갔는지는 확인이 필요하다"며 "다만, 매수 의사 자체는 확인된 만큼 다음번 조사 때에는 이를 감안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기금이 초장기 국고채 매수에 나서는 이유는 수익률 제고 필요성 때문으로 추정된다.

기재부 국채과 관계자는 "국고채 50년물을 매수하면 6개월마다 쿠폰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며 "초장기 국채는 거래가 어려운 만큼 연기금의 (국고채 50년물) 매수는 안정적인 쿠폰 수익 확보 차원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연기금의 초장기채 매수 배경에는 딜링을 통한 차익 시현 욕구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공제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국내 경기 상황을 고려할 때 장기 금리가 상승할 수 있는 여지는 제한적"이라며 "이런 점에 주목해 일부 연기금이 호흡을 짧게 가지고 금리가 하락하면 차익을 내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정사업본부의 경우 보험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듀레이션 매칭 수요를 맞추기 위해 국고채 50년물 매수에 나섰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기재부가 지난 6월 21일 실시한 국고채 50년물(국고 01500-6609) 경쟁입찰에선 5천400억 원이 가중평균금리 2.510%에 낙찰됐다.

입찰에는 총 1조400억 원이 응찰해 208.0%의 응찰률을 보였다. 응찰금리는 2.200~2.620%에 분포했으며 부분낙찰률은 0%를 나타냈다.

입찰에 수요가 대거 몰리자, 시장참가자들은 발행물량 부족을 지적했다.

올해 1분기(3천250억 원)보다 50% 넘게 입찰 규모가 늘어났지만, 시장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h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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