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은산(銀産)분리 규제 완화를 시사하면서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꾀하던 키움증권이 미소 짓고 있다.

키움증권은 은산분리 규제 완화가 확정되면 독자적으로 인터넷전문은행에 진출하거나 컨소시엄에 참여할 가능성을 열어둔다는 입장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최근 '인터넷은행 규제혁신 현장방문 행사'에서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시사했다.

문 대통령은 "은산분리라는 대원칙을 지키면서 인터넷전문은행에 한정해 혁신 정보통신(IT) 기업이 자본과 기술투자를 확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와 여당은 현재 은산분리 완화의 부작용을 피해갈 수 있는 기준을 설정하되 특례법 형태로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은산분리를 완화하는 쪽으로 공감대를 형성해가고 있다.

이에 키움증권도 숙원사업이던 인터넷전문은행에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졌다.

키움증권이 인터넷전문은행에 관심을 가진 것은 지난 2015년부터다.

당시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현 금융투자협회장)은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하겠다"고 밝히며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꾸리기도 했다.

그러나 은산분리의 벽에 가로막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현행 은행법상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 한도가 10%(의결권은 4%)로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키움증권의 대주주는 지분 47.7%를 가진 다우기술로, 산업자본으로 분류된다.

키움증권은 인터넷전문은행이 가로막힌 뒤 우리은행에 지분 투자를 하기도 하는 등 줄곧 은행업 진출을 시도해왔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그간 은산분리 완화가 안 될 것으로 생각해 추진을 안 하고 있었던 것"이라며 은산분리한다고 확정이 되면 우리가 주도적으로 하든지,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참여연대가 세미나를 여는 등 아직 반대입장도 있어 은산분리 완화가 확정되지는 않았기 때문에 지금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원재웅 NH투자증권 연구원도 "키움증권이 인터넷전문은행에 진출하면 과거부터 이뤄온 온라인 플랫폼 기술과 국내 1위 온라인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시장점유율을 기반으로 성공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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