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반기자금 수요 해소 이후 머니마켓펀드(MMF)로 유입되는 자금 규모가 20조원를 넘어섰다. 지난 3년간 순유입 자금은 10조원대를 유지했었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대기자금' 성격인 MMF에 돈을 묶어 놓으면서, 단기 부동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한 달간 MMF에 20조7천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2015년 7월 MMF로 유입된 자금은 9조9천억원, 2016년에는 18조6천억원, 2017년에는 19조원 수준이다.

주로 기관투자자들은 매년 6월 말 반기 결산을 앞두고, 결제 등 자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MMF에서 자금을 뺀다.

결산을 마친 후 7월에는 다시 MMF 투자를 늘리는 방식으로 여유 자금을 운용하는데, 수시 입출이 가능한 대기성 단기금융상품 선호 현상이 심화한 것이다.

실제 기관투자자는 지난 7월부터 전일까지 코스피에서만 1조2천573억원을 순매도하며 위험자산 회피 현상을 극명하게 보이고 있다.

오광록 신영증권 연구원은 "머니마켓펀드의 투자자 비중은 기관 80%, 개인 20% 정도로 기관의 비중이 높다"며 "이달 들어 기관 MMF 설정액만 20조7천억원 늘어 전월보다 25%나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무역전쟁 우려와 증시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나지 않으면서 대기성 자금인 MMF로 지금 쏠림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기관투자자의 MMF 설정액은 대내외 환경과 증시 상황에 크게 좌우된다.

지난해 상반기 국내외 정치 불안 여파로 MMF 설정액이 급증해 지난해 5월 기준 역대 최대치(110조원)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하반기에 증시가 상승 랠리를 타면서 설정액은 다시 감소했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무역분쟁 이슈가 장기화하면서 증시와 환율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란 우려에 투자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상황"이라며 "특히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주식 등 위험자산의 중장기 투자보다 단기금융상품에 자금을 축적해두는 경향이 심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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