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금리 인상기가 무색할 정도로 채권시장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통상 금리 상승 국면에 가격 하락 위험이 큰 채권보다 주식 투자가 인기를 끄는 것과 상반된 흐름이다.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채권형 펀드 순 자산 규모는 지난달 말 기준 101조2천억 원으로, 한 달 전에 비해 2조2천500억 원(2.3%) 늘었다.

수시 입출금식 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에도 반기 자금 수요가 해소됨에 따라 20조7천억 원이 유입됐다.

반면 주식형 펀드의 순 자산은 1조 원(1.7%) 줄어 축소세를 이어갔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우려에 국내 증시가 약세를 보이자, 안전자산인 채권으로 자금이 쏠렸다는 분석이다.

실제 코스피 지수는 무역분쟁 우려에 지난 6월 이후 6%가량 하락했다. 이 기간 채권시장은 국고채 3년물의 최종호가수익률이 12.3bp 내리는 등 강세를 보였다.

일부 보험사와 연기금도 자산 배분에서 주식 투자를 줄이고 채권을 늘린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보험사 등 큰손이 최근 증시 투자에서 손실을 보자, 자산 배분을 보수적으로 조정했다"며 "채권 투자 비중이 커짐에 따라 시장에 유입되는 자금이 늘었다"고 말했다.

금리인상 이슈가 채권시장에 내는 파급 효과가 약해졌다는 진단도 일각에서 제기됐다.

대다수 참가자는 연내 한 차례 금리 인상을 예상하는데, 시장금리에 25bp 인상은 이미 반영돼 있단 판단에서다.

전일 통안채 1년물의 최종호가수익률은 1.856%를 나타냈다. 현재 기준금리(1.50%)에 한 차례(25bp) 정도의 금리 인상이 반영된 셈이다.

노무라 증권은 올해 11월 한국은행이 한 차례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8월에 추가 인상에 나서, 이번 인상 사이클에서 국내 기준금리는 최종 2.00%를 나타낼 것이란 전망이다.

소시에테 제네랄(SG)은 한국은행이 올해 하반기뿐만 아니라 내년에도 기준금리를 올리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기대가 소멸할 것이다"며 "이렇게 되면 채권시장의 강세 분위기가 더욱 짙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3년 국채선물(빨강)과 코스피 지수(검정) 추이>

hwr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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