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중국의 주요 경제 지표가 시장의 예상치를 웃돈 가운데 서울외환시장에서 미중 무역전쟁 우려가 폭염처럼 한풀 꺾일지 주목된다.

9일 서울환시 등에 따르면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지난밤 1,116.7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60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19.90원) 대비 2.55원 내린 셈이다.

중국의 보복 관세 발표에 따른 달러-위안(CNH) 환율 상승에도 오히려 원화는 강세를 보인 셈이다.

전일 중국 상무부는 미국이 16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 총 279개(반도체, 화학제품, 전자부품 등)에 대해 오는 23일부터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한 데 맞대응해 160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제품에 25% 보복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하지만 시장에선 중국의 양호한 수출 관련 지표가 부각됐다.

외환전문가들은 전일 발표된 중국의 수출 지표와 지난 7일 발표된 7월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시장 예상치보다 양호해 무역분쟁발 달러 롱심리가 약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중국 7월 수출과 수입은 전년 대비 각각 12.2%, 27.3% 증가했다. 무역 수지는 280억5천만 달러로 4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중국의 7월 대미 흑자 규모는 280억9천만 달러로, 지난 6월 289억 달러에서 흑자 규모가 줄었다.

김두언 KB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중 무역갈등 속에도 7월 중국 무역 수지가 나쁘지 않아서 무역갈등 영향이 제한적"이라며 "지역별로 봐도 지난 7월 미국의 1차 관세 부과 영향으로 대미국 수출 증가율이 소폭 둔화세를 보였지만 전반적으로는 양호한 모습을 기록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7월 전년 대비 기준 대아세안 수출이 15.4%, 대유럽연합(EU) 수출 9.5%, 대홍콩 16.6%, 대일본 12.3% 그리고 대한국 수출은 8.2% 증가를 기록한 바 있다. 대미국 수출은 지난달(12.6%)에 비해 소폭 둔화한 11.2% 증가했다.

일각에선 미국의 대중 관세 부과에도 위안화 절하로 이 효과가 상계되고 있어 미국과 중국 측이 무작정 강 대 강으로 치닫긴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미중간 협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특히 지난 4일부터 개막해 진행 중인 중국의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 이후 중국 정부의 입장이 미중 간 무역 협상에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상현 리딩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2천억 달러에 대해 관세를 10%에서 25%로 상향 조정한 배경 중에는 위안화 약세 현상도 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며 "500억 달러에 대한 25% 관세 부과에 이어 2천억 달러에 대한 10% 관세를 부과하더라도 달러-위안 환율이 6.7위안 수준을 상회할 경우 추가 관세 피해를 상당 부문 위안 약세를 통해 해소할 수 있는 것으로 계산된다"고 분석했다.

리딩투자증권은 관세 대상인 전체 5천100억 달러에 달하는 중국산 수입품에 미국이 25%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이를 상쇄할 위안화 절하 폭을 9.80%로 추산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일단 달러-위안(CNH) 환율의 상승 전망은 유효해 7위안대까지 오를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오는 10월 환율보고서도 있어 중국 당국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관리할 것으로 보이고 연동성도 다소 약화됐기 때문에 달러-원 환율 급등이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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