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한국거래소의 자회사인 코스콤의 수익성이 나빠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거래소의 '자회사 후려치기'가 코스콤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콤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3.1%로 2016년보다 1.3%포인트 이상 낮아졌다. 순이익이 같은 기간 30%가량 감소했기 때문이다.

코스콤의 주요 매출처인 한국거래소로부터 발생하는 영업수익이 감소하며 수익성도 악화했다. 코스콤은 한국거래소가 지분 76.62%를 보유한 자회사다.

코스콤은 한국거래소로부터 전산 용역 수익, 증권시스템 용역 수익 등을 얻는다. 그러나 이 금액은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거래소와의 거래에서 발생한 수익은 2년 전과 비교해 6%가량 감소했다. 같은 기간 거래소에 내는 임차료와 관리비는 매년 상승했다.

임차료와 관리비를 합산한 임대료는 125억원에 달해 지난 2015년부터 3년 연속으로 꾸준히 올랐다. 지난 2년간 코스콤의 임대료는 연평균 3.5% 상승했다.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은 1%대에 머물렀다.

임대료 부담이 큰 탓에 코스콤은 3~4년 전 건물 이전을 추진하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거래소에 지급하는 배당금은 매년 눈에 띄게 늘어났다.

지난 2014년 29억원 수준이던 배당금은 지난 2016년에는 59억원 지난해에는 42억원으로 증가했다. 배당성향은 35%로, 한 해 동안 벌어들인 순이익의 3분의 1 이상을 한국거래소에 배당금으로 지급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코스콤의 이익 증가는 정체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용역 단가가 상승하지 않는 상황에서 모회사에 지급하는 비용과 배당만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고정비가 높은데 수익성 다변화를 꾀하기 쉽지 않아 수년째 코스콤의 영업수익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며 "거래소의 자회사 후려치기와도 같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코스콤이 그간 쌓아온 유보금으로 스타트업 등에 투자하고, 블록체인 등으로 사업 다변화를 꾀하고 있는 중"이라며 "가시적인 변화가 목격되기까지는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거래소 측은 "배당성향은 34%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고, 지난해에는 임대료도 동결됐다"며 "여의도 다른 곳에 비해 한국거래소의 임대료는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yjhwa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