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연수원은 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프라이드와 관련이 있습니다. 연수원이 좁고 누추하면 그곳에서 교육을 받거나 행사를 치르는 직원들의 기운도 빠져요."

대형 시중은행들이 연수원 운영을 놓고 고민에 빠져 있다. 앞선 한 시중은행 부행장의 발언에서 알 수 있듯 은행 경영진 입장에서 연수원은 단순한 장소가 아니다.

지주사 전환을 앞둔 우리은행은 연수원을 증축하거나, 새로운 부지를 사서 연수원을 신축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현재 사용 중인 경기 안성시 공도읍 안성연수원은 구 한일은행부터 쓰던 것으로 낡고 좁아 금융지주사의 연수원이 되기에는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현재는 두 가지 행사나 교육을 한 번에 치를 수 없을 정도로 연수원이 좁다"며 "지주사로 전환하면 비은행 부문 계열사 강화로 전체 임직원 숫자가 늘 텐데 연수원을 사용하는 데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수원 증축 허가를 받거나 새로운 연수원을 짓는 것도 쉬운 일만은 아니다.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는 "기존 부지에 대한 여러 가지 사용 제한 등이 있기 때문에 증축을 하고 싶다고 해서 바로 증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새 연수원을 올릴 만한 넓고 입지가 좋으며 가격 조건이 맞는 부지를 찾는 것도 매우 어렵다"고 했다.

KEB하나은행은 구 외환은행 시절 연수원 처리가 고민이다.

KEB하나은행은 오는 10월 청라국제도시 하나금융타운 내에 연수원 준공을 완료한다.

이후 조경 등을 거쳐 내년 5월부터 새로운 연수원을 사용할 계획이다.

문제는 외환은행 시절부터 쓰던 용인연수원이 유휴 부동산으로 남을 확률이 있다는 점이다.

KEB하나은행은 하나은행의 외환은행 인수로 연수원을 중복으로 보유하게 되자 2016년 옛 하나은행 연수원인 '하나빌'을 매각했다.

용인연수원 역시 매각을 고려하고 있다.

하나은행 고위 관계자는 "청라연수원을 사용하기 시작하면 용인연수원은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에 매수자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7년 전 충북도와 투자협약을 맺은 진천연수원 건립에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당초 신한은행은 진천군 광혜원면 실원리 일대 31만여㎡ 터에 3천500여억 원을 투자해 하루 1천200여 명이 묵을 수 있는 숙박시설과 1천700명이 교육받을 수 있는 교육시설 등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신한은행이 충북지역 건설업체 참여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으며 착공이 지연됐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내년 착공을 목표로 관련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충북지역 건설업체 참여 문제 등이 아직 매듭지어지지 않은 부분이 있고, 부지 넓이나 건물 설계 등에서도 약간의 변경 사항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책금융부 이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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