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올해 들어 연기금의 채권 듀레이션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를 보인다.

국고채 50년물 등 초장기채 발행이 늘어나는 과정에서 연기금이 관련 물량을 일부 흡수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 기준으로 연기금의 채권 듀레이션은 4.86년이다.

작년 말 4.69년이었던 연기금의 채권 듀레이션은 연초 4.62년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3월 말 4.70년, 6월 말 4.80년을 각각 돌파하는 등 점진적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연기금이 보유한 채권의 듀레이션이 올해 점진적으로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국고채 50년물 등 초장기채 발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국고채 50년물을 2천190억 원 규모로 발행했지만, 올해는 3월에 3천250억 원, 6월에 5천400억 원어치를 시장에 공급했다.

6월 국고채 50년물 입찰에선 응찰률이 208.0%에 달하면서 가중평균낙찰금리가 2.510% 형성되는 등 수요가 대거 몰렸고, 연기금의 매수세도 눈에 띄었다.

기재부는 연기금이 쿠폰 수익 확보 차원에서 국고채 50년물 매수 의사를 보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업계에선 경기 여건상 장기 금리 상승이 제한될 것이라는 데 베팅한 일부 연기금이 딜링 목적으로 초장기채 매수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연기금 운용역은 "초장기채 발행이 늘어난 만큼 기관들이 관련 물량을 활용해 수익률을 제고하는 방안을 고민할 여지가 커진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에 따라 연기금의 듀레이션이 다소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다만 국민연금 등 규모가 큰 연기금이 듀레이션 변경에 소극적인 성향을 갖고 있어 듀레이션이 확대 속도는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h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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