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이 금융권 최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은행들이 핀테크 업체들의 성공사례 분석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8~9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주제로 사내 워크샵을 열었다.

8일에는 KEB하나은행 임직원들이 행사에 참석했고, 다음 날에는 비은행 계열사를 중심으로 워크샵이 진행됐다.

특히 이번 워크샵에는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가 강연 발표자로 나서 주목을 받았다.

비바리퍼블리카는 간편송금 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업체다. 토스는 지난달 기준 이용자 900만 명으로 국내에서 가장 성공한 핀테크 서비스 중 하나다.

이 대표는 지난 8일 강연에서 토스의 성공 원인으로 은행권 모바일 앱보다 뛰어난 편의성을 꼽은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의 모바일 앱은 다양한 메뉴가 있지만 사용성이 떨어지는 반면, 토스는 사용 빈도가 높은 송금 기능을 중심으로 단순하게 앱을 만들어 성공신화를 쓸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하나은행은 은행권에서 처음으로 토스와 제휴를 맺은 금융기관이기도 하다. 현재 토스는 하나은행과 제휴를 통해 비대면 계좌 개설 서비스와 간편환전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하나은행 고위 관계자는 "최근 금융권 화두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해 공부하기 위해 이번 워크샵을 마련했다"며 "토스 성공 사례를 다룬 발표가 인상적이었다는 직원들의 평가가 많았다"고 전했다.

다른 은행들도 핀테크 서비스를 개발할 때 토스의 성공 사례를 참고할 정도로 '토스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모바일 앱을 개발할 때 레퍼런스로 자주 언급되는 앱이 토스와 카카오뱅크"라며 "왜 토스처럼 앱을 편리하게 만들지 못하냐는 질책을 들을 때도 있다"고 귀띔했다.

앞서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지난 5월 보고서 '간편송금에서 금융플랫폼으로 진화한 토스'를 발간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대형 금융지주 연구소가 해외 사례가 아닌 국내 핀테크 업체를 케이스 스터디로 다룬 것은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다.

오현정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이 보고서에서 "토스는 1020 세대를 중심으로 '토스해요'란 신조어까지 유행시켰다"며 "금융회사들은 토스를 포함한 다양한 플랫폼과 경쟁 관계를 벗어나 협업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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