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일부 증권사들이 공식적인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앞서 시범 도입에 나서면서 증권업계 근무시간에 양극화가 일어나고 있다.

외근의 경우 언제부터 근무시간으로 볼 것인지 등 기준이 모호해 혼란을 겪는 곳도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와 일부 금투업계 유관기관을 중심으로 PC 오프제 도입, 탄력근무제 등을 도입하며 52시간 근무제 조기 시행에 들어갔다.

증권사는 특례업종으로 인정받아 주 52시간 근무제의 본격적인 시행시기는 내년 7월이지만 1년 앞당겨 시범 도입한 셈이다.

일부 증권사 직원들은 52시간 근무제 초기 정착에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외근을 근무시간으로 포함할지 여부나 거래처와의 식사 자리 등을 근무시간으로 볼 것인지 등이 명확하지 않아 혼란스럽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금융지주 계열 한 증권사 관계자는 "부장 이상은 적용대상이 아니라 여전히 저녁 약속 등을 하지만, 나머지 직원들은 8시간 근무 후 컴퓨터가 꺼지는 등 남아서 할 것이 없어 조기 퇴근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도입 몇 달 전부터 노조와 사측이 부서를 돌아다니며 직원들의 애로와 문제점 등을 충분히 논의한 뒤 적용한 것이기 때문에 아직은 별다른 불만이 없고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근무시간을 언제부터 언제까지로 볼지에 대해서는 아직 기준이 뚜렷하지 않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이르면 올해 말 아니면 내년 초부터 52시간 근무제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어 지금까지는 종전과 같은 방식으로 근무하고 있다"며 "아직 기준을 어떻게 정할지, 어떤 식으로 적용해야 할지 명확하지 않아 일단 먼저 도입한 다른 증권사들의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의 시작점과 끝나는 지점을 정해놓은 것인데, 이게 현실적으로 정착되려면 사람들의 마인드부터 바뀌어야 해 몇 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증권 유관기관 관계자도 "외부 실사를 갈 경우에 어느 시점부터를 근무시간으로 볼 것인지가 모호하다"며 "비행기 표를 구매할 때부터가 외근의 시작인지, 이동시간은 포함되는 것인지 등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혼란스럽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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