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10일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2차 추가경정예산(이하 추경)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시장에 큰 재료는 아니라고 평가했다.

통상 김동연 부총리가 거듭 2차 추경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전해온 만큼 시장이 우려할 사항이 아니라는 것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전일 기자간담회에서 "경제여건이나 세수 상황을 볼 때 2차 추경은 일리가 있다"면서도 "추경 요건에 맞는지와 1차 추경에 따른 부담, 내년도 본예산 편성 중 추경을 편성하는 데 따른 부담 등으로 인해 쉬운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지난 7월 말에도 추가 추경이 일리 있지만, 편성하기에 부담스럽다며 검토하지 않는다고 언급한 적 있다.

전일 채권시장은 국채선물을 중심으로 강세를 보였지만, 추경 계획이 없다는 소식이 나온 이후의 시장 변동성은 늘 장 막판에는 출렁임이 크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의미 있는 움직임은 아니었다.







<지난 9일 10년(좌)·3년(우) 국채선물 틱 차트>



그러나 추경 재원이 초과 세수가 아닌 국채발행을 통해 이뤄졌던 지난 2015년 7월에는 추경 이슈에 채권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했다.

국고채 발행 물량 증가로 금리 상승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A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부총리가 거듭 추경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추경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많지 않았다"며 "또한, 재원도 국채발행이 아닌 초과 세수로 마련할 것이란 예상이 있어 민감한 이슈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부총리가 언급한 사회간접자본(SOC)이나 R&D 예산 증액 등은 여러 파급효과를 거쳐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는 있을 것이다"면서도 "당장 8월 금통위를 앞두고 투자자들의 심리에 영향을 주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전했다.

시장참가자들은 그보다는 8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통화정책 관련 정부 당국자의 발언이 나올지에 더 주목하는 모습이다.

B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시장은 결국 금통위를 기다리는데 아직 금통위까지 시간이 남았고 수급은 좋은 상황이다"며 "통화정책 관련 당국자의 발언이 나올지 주목하고 있지만, 부총리 발언은 재료가 되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C 자산운용사의 채권 운용역은 "추경 계획이 없다는 뉴스가 단기적으로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전일은 외국인의 국채선물 대량 매수세와 초장기물 강세 등의 이슈로 추경이 전혀 부각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8월 금통위를 앞두고 당국자의 발언에 주목했지만, 결국 영향 없이 넘어갔다"며 "그래도 금통위 전에는 긴장을 늦출 순 없을 것 같은데, 한은 총재나 부총리가 다른 발언을 내놓을지만 기다리는 듯하다"고 덧붙였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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