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삼성그룹이 3년간 진행할 대규모 투자가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에 금융시장 참가자들이 주목하고 있다.

올해 한국 성장률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소비·투자심리 개선은 즉각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10일 최근 부진한 심리지표가 개선될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심리지표는 한국은행이 통화정책을 실행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재료 중 하나기 때문이다.

삼성은 최근 3년간 180조 원을 투자하고 4만 명을 채용한다고 발표했다. 이 중 국내 투자는 130조 원이다. 해마다 40조 원가량의 투자가 이뤄지는 셈이다.

금융시장에서는 삼성의 대규모 투자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을 기울였다. 최근 부진한 설비투자가 반등하면서 성장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한은은 삼성 투자가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을 당장 수치화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국내에 투자될 130조 원의 세부적인 내용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한은 관계자는 "삼성 투자가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은 세부 내용을 분석해봐야 하므로 당장 어떻다고 말할 수 없다"며 삼성이 내년까지 얼마나 투자를 할지는 이미 나온 자료들이 있고, 삼성의 국내 투자 중에서 연구·개발을 제외한 금액 중 어느 정도가 반도체에 들어갈지 살펴봐야 한다. 설비투자가 취소될 우려가 없어졌다는 점에서는 하방 위험이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 무역분쟁과 최저임금 여파로 투자 분위기가 좋지 않았는데, 180조 원의 투자는 그 규모가 크다고 볼 수 있고, 심리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당장은 성장률 수치보다 심리지표가 먼저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

최근 발표된 경제 심리지표는 하락세가 이어졌다.

7월 제조업 업황 BSI는 74로 전월대비 6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꾸준히 상승했지만 4개월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소비자동향지수(CSI)는 101.0으로 1년5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제심리지수는 93.1로 지난달보다 5.1포인트 낮아져 올해 중 가장 낮았다.

한은은 이번 주 BSI와 CSI 설문지를 조사 업체에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조사 기간은 13~17일이 될 예정이다.

8월 BSI와 CSI 결과는 삼성의 투자가 심리 개선에 도움이 될지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될 가능성이 있다.

다른 한은 관계자는 "삼성의 투자가 구체적으로 얼마가 순증으로 늘어났는지를 아직 알 수 없고 구체적으로 얼만큼의 자금이 어느 분야로 들어가는지도 나오지 않았다"며 "지난달 BSI가 안 좋았던 요인이 글로벌 무역갈등과 관세 부과, 자동차·조선업 부진 때문이었는데, 부정적인 요인과 삼성 이슈가 얼마나 상쇄되는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 금융시장 관계자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고 싶어도 물가와 심리지표가 좋지 않아서 고민이 많을 텐데, 삼성 투자로 심리지표가 개선되면 큰 부담 중 하나는 덜 수 있다"며 "8월 말 예정된 금통위 전에 나올 지표들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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