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정유업계가 올해 상반기 환율 및 국제유가 상승 등에 힘입어 이익을 대폭 확대했다. 그러나 환율과 국제유가 상승은 원료비용 상승을 초래해 화학부문의 수익성을 일제히 떨어뜨렸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상반기 매출 25조6천41억원과 영업이익 1조5천632억원 등을 달성했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6.85%, 9.85% 증가했다.

에쓰오일의 경우 상반기 매출 11조4천140억원, 영업이익 6천572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7%, 영업이익은 45.8% 각각 늘어났다.

같은 기간 GS칼텍스는 매출 16조8천532억원(18.5%↑)과 영업이익 8천653억원(8.9%↑)을, 현대오일뱅크는 매출 10조2천132억원(전년비 22.7%↑)과 영업이익 5천963억원(16%↑)을 각각 기록했다.

이에 따라 국내 정유 4사는 상반기 전체로 총 3조6천82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13.1% 증가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정유업계는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실적을 넘어설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졌다.

이는 국제유가 상승이 재고 관련 이익을 증가시키며 정유업체의 석유사업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덕분이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이 올해 상반기 석유사업에서 거둔 영업이익은 8천588억원으로 전년 대비 84.2% 증가했다. 상반기에 에쓰오일과 GS칼텍스의 정유부문 영업이익도 전년도보다 각각 16배, 3.4배 확대된 3천956억원과 6천96억원이었다.

환율 상승은 국내 석유제품의 가격경쟁력을 높여 수출에 힘을 보탰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국내 4개 정유업체들은 올 상반기에 2억3천694만배럴의 석유제품을 해외에 팔았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한 수준으로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그러나 국제유가 상승은 화학제품 스프레드를 약화시키며 화학사업의 수익성을 악화시켰다.

SK이노베이션은 올 상반기 화학사업에서 전년 대비 33.7% 하락한 5천22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에쓰오일과 GS칼텍스는 화학사업에서 전년 대비 각각 54%와 55.3% 축소된 975억원과 1천26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현대오일뱅크에서 석유화학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현대케미칼은 전년 대비 55.3% 감소한 637억원의 영업이익을, 현대코스모는 29.1% 줄어든 54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올해 하반기엔 계절적 성수기에 따른 석유제품 수요 증가와 제한적인 설비 증설 등 영향으로 정유 부문 정제마진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양형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는 수요 증가보다 공급 차질에 의한 유가 상승이 나타나 판매가격 인상이 어려웠다"며 "휘발유와 등·경유의 수요 호조와 중국 티폿(소규모 민간 정유사) 업체의 가동률 하향으로 수급이 타이트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하반기 정제마진은 견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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