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윤성현 기자 = GS ITM 공개 매각을 위해 지난달 주관사 선정작업에 돌입한 GS그룹의 행보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GS그룹이 매각 자체보다 가격에 지나친 욕심을 보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10일 "GS그룹 총수일가가 GS ITM 지분값으로 2천억원이 넘는 가격을 요구하면서 실제 매각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GS그룹은 '일감 몰아주기' 해소 차원에서 GS ITM 매각을 진행했다.

GS그룹에서 단독으로 몇몇 투자자를 만나 협상을 진행했지만, 총수일가의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아 결렬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최근 공개 매각을 결정하고 여러 투자은행(IB)에 의사를 타진했지만, 아직도 주관사 선정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일단, GS그룹 총수일가가 요구하는 가격을 두고 과욕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같은 시스템통합(SI)업체인 삼성SDS의 지난해 주가수익비율(PER) 30.1배를 그대로 대입하면 GS ITM의 적정가치는 1천567억원 수준이다.

그러나 삼성SDS는 삼성그룹 계열사인 데다 업계 1위의 기업이다. GS ITM의 기업가치는 1천500억원을 밑돈다는 평가다.

미래성이 높은 편도 아니다.

지난해 GS ITM의 영업이익은 63억원에 불과했다. 지난 2016년(98억원)보다 줄었고, 최근 일감 몰아주기 규제 때문에 올해는 더욱 감소할 전망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GS그룹과 인연을 맺는다는 것을 제외하곤 사실 메리트가 거의 없는 거래"라고 평가했다.

그런데도 GS그룹 총수일가가 GS ITM의 몸값에 집착하는 이유는 그룹 경영권 승계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GS ITM의 최대주주는 지분 22.7%를 보유한 허서홍 GS에너지 상무(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 장남)다. 이를 포함해 GS그룹 4세 총수일가가 보유한 지분이 80%가 넘는다.

최대한 비싸게 팔아야 이들은 지주회사인 GS 지분을 더 많이 매입할 수 있다.

실제로 GS ITM의 대주주인 허서홍 상무는 최근 경원건설을 매각해 GS의 지분을 매입했다. 유력한 차기 승계자로 꼽히는 허세홍 GS글로벌 대표(허동수 GS칼텍스 명예회장 장남)도 지속해서 GS 지분을 사들이고 있다.

대형 법무법인의 한 관계자는 "총수일가 입장에서는 비싸게 팔고 싶어하는 것도 이해는 가지만, 적정가치 이상으로 요구하는 건 과도하다"며 "이번 거래의 성사 여부는 총수일가의 눈높이에 달렸다고 봐도 틀리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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