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정지서 기자 = 주요 금융지주회사와 시중은행들이 잇따라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을 앞두고 유연 근무를 확대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이달부터 '선택근무제'를, KB금융지주는 오는 10월부터 'PC 오프제'를 시범 운영한다.

우리은행도 주 52시간 근무제의 오는 10월 도입을 목표로 노사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이달부터 '선택근무제'를 시범운영 중이다.

선택근무제는 주당 52시간 범위에서 직원들이 근무시간을 자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제도다.

그간 시행해 온 자율출퇴근제가 하루 8시간 근무를 전제로 했다면, 이를 업그레이드해 직원 스스로 근무시간을 주간 단위로 조절할 수 있는 셈이다.

신한금융은 이달 시범운영을 통해 별다른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으면 내달부터 이를 정식 도입할 방침이다.

단 신한은행을 비롯한 계열사는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을 위한 노사 간 합의에 따라 자율적으로 관련 제도를 도입토록 할 예정이다.

KB금융은 오는 10월부터 'PC 오프제'를 시범 운영한다.

현재 국민은행에서 도입 중인 이 제도는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만 업무용 PC를 사용하도록 한 게 핵심이다.

해당 시간이 지나면 PC가 자동으로 꺼지며, PC 사용을 원하면 추가 근무를 신청해야 한다.

KB금융도 그룹 차원이 아닌 계열사별 논의를 바탕으로 관련 제도를 운영하기로 했다.

이처럼 리딩금융 자리를 다투는 두 금융지주사가 유연근무제 범위를 확대하는 것은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을 중시하는 수장의 뜻이 반영된 결과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일찌감치 그룹 내 스마트근무제를 도입하며 일과 가정이 양립하는 효율적인 근로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윤종규 KB금융 회장도 최근 열린 경영회의에서 워라밸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지주사의 'PC오프제' 도입을 직접 제안했다.

우리은행은 주 52시간 근무제를 오는 10월 도입하는 방안을 두고 노사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주 52시간 근무제의 오는 10월 도입을 이달 안에 확정하는 것을 목표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 금융지주와 시중은행이 이처럼 워라밸을 앞세워 근무 형태에 변화를 주면서 은행권의 변화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은행보다 인적 구성이 단순하고 규모가 작은 지주사가 선제로 근무 형태의 변화를 주도하는 셈"이라며 "특수 직군이 많은 은행과 카드 등은 노사 간 합의와 시범운영을 통한 시행착오를 거쳐 순차적으로 제도를 도입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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