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터키가외환위기로 치닫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강화되고 있다.터키 리라화 가치가 폭락하면서다.단기외채 의존도도높은 상황이다. 리라화 폭락으로 은행과 기업의 부채상환 실패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달러채 상환을 위해 앞다퉈 움직이고 있지만, 리라화 가치가 너무 빠른 속도로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48분 달러-리라 환율은 전장대비 7.40% 상승한 5.9512리라에 움직였다. 달러-리라는 한때 13%가량 폭등하며 6.2360리라까지 상승했다.

하루 전 5% 이상 폭락하고 이날 추가적으로 약세를 보인 것이다. 2월 이후 리라화는 40% 넘게 떨어졌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터키 내 만기 1년 미만의 단기외채만 1천800억달러(약 203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터키의 경상수지 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6.5%로 급증해 향후 12개월 필요한 자금조달 규모는 모두 2천300억달러(약260조)에 이른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꾸준한 해외자본 유입으로 펀딩갭이 줄어야 '차환' 충격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러나 터키의 외환보유액은 730억달러(약 82조원)에 불과해 국제통화기금(IMF)이 규정한 최소 안전기준을 크게 밑돌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긴축 조처도 거부하고 IMF의 신뢰 회복 요청도 외면하고 있다. 최근에 에르도안 대통령은 스파이 혐의를 들어 미국의 앤드루 브런슨 목사를 구금하고 풀어주지 않으면서 미국의 제재 수위마저 높아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날 터키의 5년만기 국채금리는 47bp나 올라21.2%까지 상승했다.

마켓앤드머니어드바이저리의 라스 크리스텐슨 전문가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행운이 바닥났다. 금리가 이처럼 오르면 공공 융자도 매우 빠른 속도로 지속불가능한 상태가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장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현실을 거부하고 모든 것을 음모론으로 돌린 베네수엘라의 마두로 대통령의 다른 버전을 보여줄지 아니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같은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푸틴 대통령은 결국 경제위기가 자신의 규칙을 위협해 반드시 피해야 한다는 것을 항상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에스민 엔긴 이코노미스트는 터키 은행시스템으로 불안이 확산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기업들은 이미 차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신호가 나오고 있다. 디폴트가 늘어나면 거래상대방 위험도 커진다"고 말했다.

달러채가 많은 기업들은 부동산과 건설업종 등이다.

지난 2004년 이후 GDP 대비 신용이 45%나 증가할 정도로 민간의 신용이 크게 증가했다.

터키의 외환위기는 터키만의 문제로 그치지 않는다.

터키에 대한 외국계 은행의 익스포저는 2천670억달러(약301조)에 이른다.

공매도 공격으로 유명한 투자자인 스티브 에이스먼은 스페인은행 BBVA를 이미 표적으로 삼았다. 지난 5월 이후 BBVA의 주가는 15%나 하락했다.

에이스먼은 이탈리아의 우니크레디트에 대한 공매도 공격도 단행했다.

프랑스의 BNP파리바나 네덜란드의 ING, HSBC 역시 터키에 막대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

블루베이 에셋매니지먼트의 팀 애시는 터키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으로 리라화 하락을 막지 못하면서 터키에 대한 신뢰도가 바닥을 쳤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에르도안 대통령의 사위가 재무장관에 임명된 것은 시장에 결정타였다. 전 재무장관은 메릴린치 출신의 시장 친화적 은행가였다.







<※터키 리라화 일일차트>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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