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성장률 전망치 3.1→2.9% 하향 조정

취업자 수 전망 17만 명 그칠 것…소비자물가 1.6% 예상

달러-원 1,090원, 국고채 3년물 금리 2.3% 전망

"한은, 기준금리 올리되 서두를 필요는 없다"



(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기자 = 금융연구원이 10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1%에서 2.9%로 0.2%포인트(p) 하향 조정했다.

글로벌 경제의 성장세 지속과 정부의 경제 활성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무역분쟁 장기화에 따라 수출 성장세가 약화하고 지난해 대폭 증가했던 건설과 설비투자가 뚜렷한 둔화세를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연구원은 특히 향후 1∼2년 이내에 경기하강 위험이 가시화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연구원은 "우리 경제는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를 유지하겠지만, 대내외 불균형 확대와 구조적인 취약점으로 성장 동력이 약화하고 성장의 혜택이 확산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내구재와 해외여행 등을 중심으로 비교적 높게 유지되고 있으나 의류와 신발 등 준 내구재 소비와 음식ㆍ숙박업의 부진으로 양극화가 심화해 체감 소비경기는 미약하다고 평가했다.

최근 수년간 빠르게 성장해 온 건설업의 둔화로 건설업 및 부동산업 종사자와 기업의 경제활동 위축 가능성도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자영업자는 음식ㆍ숙박업 및 도소매업 업황 부진에 따른 매출 위축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비용압박, 지방 주택시장 침체에 따른 담보가치 하락 등으로 부채상환능력이 악화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외적으로 금융 불균형이 누적되는 가운데 미국의 금리 급등과 무역분쟁 장기화, 중국 경제 둔화 및 위안화 급락, 유럽 정치 불안 가능성 등이 주요 하방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대내적으로는 설비투자 및 건설투자 둔화, 가계부채 누적, 주력 산업의 경쟁력 정체 및 경제 불균형 확대 등으로 우리 경제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구원은 지난해 14.6%에 달했던 설비투자 증가율은 올해 1.1%에 그칠 것으로 봤다.

반도체 등 일부 주력업종을 중심으로 전년과 비슷한 높은 규모의 설비투자가 이뤄지더라도 기저효과로 증가율이 낮을 수 있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 등 후진국의 기술 추격으로 신규 국내 설비투자가 지연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중장기적으로 설비투자 증가율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용은 17만 명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실업률도 3.9%에 이를 것으로 봤다.

생산가능인구 증가 폭이 추세적으로 줄어드는 가운데 노동수요도 건설업 둔화 등으로 약화해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소비자물가는 하반기에 1.8% 수준으로 오르겠지만, 연간으로는 1.6%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견고한 소비 성장세와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유가 상승, 최근 달러화 강세와 맞물린 수입물가 상승 등이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미국의 금리 인상 영향으로 연평균 2.3%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달러-원 환율은 글로벌 달러 강세와 미중 통상갈등 등이 상방 압력으로 작용하겠지만, 외국인 채권자금의 꾸준한 유입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양호한 대외건전성 등을 고려할 때 급격한 상승은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봤다. 연간 평균 환율은 1,090원으로 전망했다.

연구원은 내외금리 차와 가계부채 등에 따른 금융 불균형 확대를 제한하기 위해 여건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통화완화 기조를 축소하되 금리 인상을 서두를 필요는 크지 않다고 조언했다.

다만, 가계부채가 여전히 가처분소득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국내외 금리 격차도 점차 커지고 있는 만큼 금융안정을 위해 금리 인상 필요성은 있다고 강조했다.

재정정책과 관련해선 경제 양극화와 구조적인 문제의 심화로 경제 성장에서 소외된 취약계층 및 경제부문에 대해 미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향후 글로벌 금리 상승과 무역갈등 등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외환 건전성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외환정책을 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대외자산 규모가 커진 만큼 외국인 자금의 유출입뿐만 아니라 거주자의 대외자산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자본손실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pisces73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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