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오진우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10일 터키 금융시장 불안이 유럽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하락 출발했다.

오전 9시 55분(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98.13포인트(0.78%) 하락한 25,311.10에 거래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6.86포인트(0.59%) 내린 2,836.7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7.94포인트(0.61%) 하락한 7,843.84에 거래됐다.

시장은 참가자들은 급격한 약세를 보이는 리라화 등 터키시장 상황을 주시했다. 미국의 러시아 제재도 주요 변수로 등장했다.

터키 리라화가 끝 모를 약세를 보이면서 시장의 불안이 증폭됐다.

유럽중앙은행(ECB) 산하 단일 은행 감독기구(SSM)가 터키 리라화 급락으로 유럽 은행권의 터키 익스포저(위험노출액)를 경고하면서 터키 불안이 유럽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급속히 확산했다.

터키와 미국의 갈등 등 정치 상황은 악화 일로다. 터키는 미국인 목사 장기 구금, 이란 제재 불참, 관세 보복, 시리아 해법 이견 등으로 최근 미국과 갈등이 깊어졌다.

터키 외교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이 미국 국무부를 찾아 갈등 해소를 모색했으나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터키산 알루미늄과 철강에 대한 관세를 기존 각각 20%와 50%로 두 배 올린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터키 리라화가 급격한 약세를 보이기 때문에 관세를 올린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 터키와의 관계가 좋지 않다"고 불편한 심기를 직접 드러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이날 자국민에게 달러 등 외화나 금을 리라화로 바꾸라고 호소했지만, 리라화는 오히려 더 폭락하는 등 시장이 걷잡을 수 없이 움직이고 있다.

연합인포맥스 해외외환시세(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달러-터키 리라 환율은 이날 전장대비 20%가량 급등한 6.7943리라까지 치솟은 이후 오전 9시34분 현재 6.5450리라에 거래됐다.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도 고조되는 중이다.

미국은 러시아가 독극물을 사용한 암살을 기도했다는 이유로 주요 기술제품의 러시아 수출 금지 등 경제 제재 방안을 내놨다. 이어 러시아와 금융 거래 제한 등의 조치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이날 미국의 제재에 대해 "레드 라인을 넘은 것"이라고 규정하고 "은행 운영이나 화폐 사용을 금지하는 것과 같은 조치가 뒤따른다면 이는 '경제전쟁' 선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분명 경제·정치적 방법으로, 필요하다면 다른 수단으로도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 루블화 가치도 2016년 이후 최저치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불안을 노출하고 있다.

이날 발표된 7월 소비자물가(CPI)는 시장 예상에 부합하며 급격한 인플레이션 우려는 줄였다.

미 노동부는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2%(계절 조정치) 올랐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도 0.2% 상승이었다.

7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로는 2.9% 상승했다. 애널리스트들 예상치도 2.9% 상승이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터키의 위기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FTSE 러셀의 알렉 영 글로벌 시장 연구 담당자는 "통화 약세는 인플레이션을 가속하고 외화부채의 상환 비용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급락했다. 범유럽지수인 Stoxx 600지수는 1.10% 하락했다.

국제유가는 반등했다. 9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24% 상승한 67.64달러에, 브렌트유는 0.60% 오른 72.50달러에 움직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9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93.6%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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