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내년 원유 수요가 견조하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 데 힘입어 반등했다.

10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82달러(1.3%) 상승한 67.6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주간 기준으로는 1.3% 하락했다.

WTI는 주간 기준으로 6주 연속 하락했다. 최근 3년래 최장 기간 연속 하락이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글로벌 수급 구도 전망과 터키 금융시장 위기에 따른 달러 강세,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등을 주시했다.

IEA가 이날 내놓은 월간 보고서가 이번 주 큰 폭 하락했던 원유 시장에 안도감을 제공했다.

IEA는 내년 글로벌 원유 수요를 하루 평균 150만 배럴로 제시했다. 이는 당초 전망보다 하루 평균 11만 배럴 많은 수치다.

IEA는 또 지난 7월 글로벌 원유 생산량은 하루평균 30만 배럴 늘어났다고 밝혔다. 대부분은 러시아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 영향이라고 IEA는 분석했다.

원유 시장은 긍정적 수요 전망이 유지된 점에 주목했다.

PVM의 타마스 바르가 연구원은 "IEA 보고서는 수요 전망 상향 탓에 유가에 긍정적이다"고 평가했다.

또 미국의 이란 경제 제재가 본격화함에 따라 이란의 원유 수출이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도 유가의 반등에 일조했다.

유가가 이번 주 큰 폭 내리며 저점 매수 거래가 나온 점도 유가 상승을 거들었다.

타이케 캐피탈 어드바이저의 타리크 자히르 상품 매니저는 "현 수준에서 유가가 다소 반등하는 것이 놀라운 현상은 아니다"고 진단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다만 유가에 지속적인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재료들도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터키 금융시장 불안으로 달러가 1년래 최고치 수준으로 오르는 등 강세를 지속하는 점은 유가에 부정적인 요인이다.

터키 금융불안 전이 우려로 글로벌 위험투자 심리도 위축됐다.

또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 따른 원유 수요 둔화 우려도 여전하다. 중국이 미국산 원유에 대한 관세 부과를 유보했지만, 석유 제품에 대한 관세 등으로 원유 수입도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 산유량 증가에 대한 우려도 다시 커졌다.

미국 원유시추업체 베이커휴즈에 따르면 이번 주 미국 내에서 운영 중인 원유 채굴장비 수는 전주보다 10개 늘어난 869개를 기록했다. 2015년 3월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캐피탈 이코노믹의 톰 푸그 상품 경제학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관세를 더 부과하고 중국은 미국산 원유에도 관세를 매길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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