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 국채 가격이 터키 경제의 위기가 다른 시장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에 급등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0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7.6bp 내린 2.859%를 기록했다. 하루 하락 폭으로는 7월 3일 이후 가장 크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6.4bp 떨어진 3.017%를 나타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일보다 5.3bp 하락한 2.600%를 나타냈다.

이날 낙폭은 30년 만기는 6월 27일 이후, 2년 만기는 7월 3일 이후 최대 수준이다.

이번 주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4.5bp, 10년 만기는 9.4bp, 30년 만기는 7.6bp 떨어졌다. 5월 25이라 끝난 주간 이후 가장 큰 내림세다.

10년물과 2년물의 가격 격차는 전장 28.5bp에서 25.9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이날 국채 값은 터키 경제에 대한 우려로 상승했다.

터키 외환시장 불안이 유럽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안전자산인 미 국채로 매수세가 몰렸다.

유럽중앙은행(ECB)이 터키에 익스포져가 있는 은행들에 더 많은 우려를 나타내면서 유럽 증시는 급락했다. 터키 리라화는 미국 달러 대비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달러는 14개월래 최고치로 치솟았다.

터키가 경제전쟁 등을 언급하며 미국과의 관계에 공격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데다, 이날 미국이 터키의 알루미늄과 철강에 대한 관세를 두 배로 올리겠다고 발표해 터키시장 불안은 가속화됐다.

터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8.239%로 오르는 등 국채도 리라와 함께 급락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안전자산인 미 국채는 물론 독일 국채(분트)도 강세를 보였다. 10년 만기 독일 국채수익률은 전일 0.377%에서 0.330%로 떨어졌다.

R.W. 프레스피치 래리 밀스테인 이사는 "심각성이 커지는 것을 봤다"며 "이제는 전염으로 이어지느냐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킷 주키스 전략가는 "시장이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위기는 이머징마켓은 물론 선진시장 자산에도 전염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예상수준의 인플레이션 지표에는 발표 직후 잠깐 영향을 받는 정도에 그쳤다.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2%(계절 조정치) 올라 월스트리트저널(WSJ) 예상치에 부합했다.

전년 대비로는 2.9% 상승해 역시 시장 예상치와 일치했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7월 근원 소비자물가도 0.2% 올라 시장의 전망에 어긋나지 않았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CPI 발표 전 2.893%에서 발표 후 2.903%로 소폭 올랐지만, 터키 우려가 워낙 큰 탓에 전일 대비 급락세는 유지됐다.

알리안츠 인베스트먼트의 찰리 리플리 선임 전략가는 "근원 CPI가 2008년 9월 이후 최고치인 전년 대비 2.4% 상승해 인플레이션이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연준의 12월 두 번째 금리 인상을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브랜디와인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잭 맥킨티레 매니저는 "금리를 인상하고 대차대조표를 축소해 긴축적 통화정책으로 가려는 연준의 공격적인 움직임에 투자자들은 불안해하고 안전자산 선호를 늘렸다"며 "특히 투자 불안기여서 미 국채 수요는 늘 것"이라고 설명했다.

sykwak@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