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정윤교 기자 = 미국과의 정치적 갈등으로 터키 리라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지만, 국내 보험업계 해외투자 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13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의 터키 및 리라화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국내 금융회사 전체로 봐도 터키 익스포져는 12억2천만 달러로 전체 익스포져의 0.5%에 불과하다.

금감원 관계자는 "특정 국가에 대한 익스포저가 거의 없어 당장 집계하기가 어렵지만 올 상반기 신흥국 위기 당시 살펴본바 국내 보험사의 터키 익스포저는 극히 미미했다"면서 "리라화 폭락이 국내 보험사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제한적이다"고 말했다.

다만 "리라화 폭락 위험이 다른 곳으로 전이되어 위기 상황이 진전될 가능성이 있는지 계속 모니터링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아직 국내 보험사가 유럽 시장에 진출한 사례가 적다 보니 리라화 폭락이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상황이다. 주변국으로 위험이 확대된다 해도 삼성생명과 코리안리 정도가 영국에 지점이 있을 뿐이다.

국내 보험사들은 미국 채권 위주로 해외채권 투자에 나섰다. 유로존의 저금리가 지속하면서 유럽 채권을 담을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올해 리라화의 달러 대비 가치는 연초 대비 70% 가까이 떨어졌다. 특히 지난 10일 미국 정부가 미국인 목사를 감금한 터키에 알루미늄·철강 관세를 대폭 인상하는 제재를 발표하면서 달러 대비 리라화 가치는 장중 20% 이상 폭락했다.

리라화 급락이 유럽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부각되면서 유로화 등 주요 통화도 일제히 약세다.

지난 10일 뉴욕거래소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1% 넘게 하락해 1.1410달러로 마감했다.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현재 미국과 터키는 미국인 목사 구금, 무역 분쟁, 러시아 방공 미사일 도입, 시리아 사태 등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금감원은 당장 영향은 없지만, 리라화 폭락 이후 유로화도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한 흐름을 보이는 만큼 외화 유동성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시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 유관부처와 협조체계를 강화해 철저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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