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증권사 전문가들은 터키 은행권 부실 확대 등 터키발(發) 금융불안이 심화하더라도 국내 금융권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터키 은행권에서 유럽 은행권, 글로벌 은행권으로 이어지는 부실 전염 효과에 대해선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13일 터키 경제가 이미 악화일로를 겪고 있었음에도 최근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이 크게 늘어난 것은 터키에 익스포저가 높은 유럽 은행권으로의 전염효과가 일어날 가능성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1분기 기준 스페인 은행권의 터키 익스포저 잔액은 830억달러에 달하고 있다. 2012년 이후로만 319% 증가했다.

프랑스 은행권의 익스포저는 380억달러, 이탈리아는 170억달러다. 같은 기간 잔액은 각각 40%, 209% 증가했다.

국내 금융권의 익스포저는 미미한 수준으로 집계됐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국내 금융회사들의 터키 익스포저 잔액은 약 18억달러다. 2012년 이후 약 186% 증가했으나 프랑, 스페인 등 다른 국가에 비해 터키 전체 익스포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7%로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국내 금융권의 2018년 1분기 대외 익스포저 총액 2천335억달러 중 터키 익스포저가 차지하는 비중도 0.5%로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평가됐다.

한 연구원은 "터키발 위기가 국내 금융권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겠지만, 터키 은행권의 부실이 유럽과 글로벌로 퍼지는 전염효과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KTB투자증권은 한국의 대외 신용도를 고려했을 때 터키를 비롯한 신흥국 위기가 국내증시에 주는 타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한국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북한발 기대가 일부 소멸되며 일시적으로 반등했지만, 현재 50bp 수준까지 재차 하락한 상태다.

대외 건전성을 고려했을 때도 한국 시장은 상대적으로 안전지대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다.

최근 통화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는 터키와 아르헨티나,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은 순 대외자산 대비 외화보유액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 외화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가다. 반면 우리나라는 경상수지와 국제투자 포지션 부분에서 신흥국 중 가장 양호한 수준을 보여 여타 신흥국과 달리 외국인 자본 유출에 따른 펀딩 리스크는 낮은 수준이다.

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통화 불안보다 국내증시에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는 요소는 역시나 무역분쟁이다"며 "원-위안 30일 이동 상관관계가 다시 정(正)의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고 말했다.

c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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