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장기화 시 8월 국내 기준금리 인상 더 어려워질지도



(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국내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터키 외환시장 불안까지 겹치면서 8월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둔 한국은행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13일 터키 리라화 약세가 안전자산 선호 분위기를 조성할지 유럽과 신흥국 등으로 위기가 전염될지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일단은 국내 금리에 강세재료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국고채 금리는 우호적인 단기물 수급과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장단기 국고채 금리가 모두 하락세를 나타냈다.

시장참가자들은 8월 금통위를 앞두고도 금리가 하락세를 나타내는 것은 대내외 불확실성에 8월 금리 인상이 어려워졌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전했다.

연합인포맥스 최종호가 수익률 종합(화면번호 4511)에 따르면 지난 10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중 최저수준인 2.040%를 기록하며 1%대 금리를 코앞에 두고 있다.

같은 날 국고채 10년물 금리도 2.490%를 기록하며 연저점인 2.489%와 불과 0.1bp 차이를 보였다.

국고채 10년물과 3년물 금리 스프레드는 단기물 강세로 확대됐다가 지난주 후반 장기물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면서 다시 축소됐다. 국고 10년-3년 금리 스프레드는 지난 8일 44.4bp에서 지난 10일 45.0bp로 줄었다.





<국고채 10년(빨강)·3년(검정) 금리 추이 및 스프레드(단위:%, bp)>



시장참가자들은 터키 리라화 이슈가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 분위기를 조성하겠지만,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 초반, 10년물은 2.500% 내외에서 저항선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주말 리라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금융시장 불안이 커졌지만, 국내에는 간접적인 강세재료로 반영될 듯하다"며 "3년물은 1%를 뚫고 내려갈 것 같진 않고, 2% 초반에서 막힐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물 수급은 여러 요인으로 유지될 것 같다"면서도 "이날 매수가 급격히 들어온다면 매도로 접근할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제재와 터키의 반발로 달러화 대비 리라화 가치가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터키 외환시장 불안이 유럽과 신흥국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에 안전자산 선호로 반응했다.

지난주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5.53bp 하락한 2.8723%, 2년 만기 금리는 4.51bp 내린 2.6042%를 나타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해외 일각에서는 과도한 우려라는 인식도 있어 오버슈팅이 나올 수 있지만, 상황이 급반전될 가능성도 적어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가 추가로 더 내려가기도 부담스럽고 다시 되돌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다"고 고민했다.

그는 "당분간은 단기금리가 장기금리 움직임에 연동될 것 같다"며 "수익률 곡선도 해외요인에 의한 장기금리 변동이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터키발 대외 불확실성 확대로 한국은행의 8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더 작아질 것이란 의견도 있었다.

또 다른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시장은 일단 미국 금리를 통한 간접영향을 반영하며 강세로 반응할 것이다"면서도 "달러-원 환율도 많이 올랐는데 시스템리스크 전이 가능성 등 이를 가볍게 여길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슈가 금방 해결될 것 같지 않은데 그렇다면 사실상 한은이 8월에 금리를 인상할 수 없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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