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미국 제재로 터키 금융시장이 출렁이는 가운데 국내 증권사의 터키 리라화 자산 투자 익스포저가 주목받고 있다.

터키 금융시장은 지난주부터 달러-리라 환율이 20% 이상 폭등하는 등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미국의 터키 제재는 앤드루 브런슨 미국인 목사의 터키 가택연금에서 시작돼 터키가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 동참하지 않고, 보복관세에 나서면서 악화됐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중 터키 리라화로 된 채권에 투자한 곳은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미래에셋대우 등이다.

NH투자증권의 올해 터키 채권 투자잔액이 100억원, 한국투자증권은 약 4억원, 신한금융투자는 10억원 이내, 미래에셋대우는 약 1억2천만원 정도다.

증권사들은 터키채권은 리라화로 발행하는 유럽투자은행 채권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투자 금액이 크지 않고, 대부분 고객의 요청에 따라 중개 또는 매매가 이뤄진 경우여서 투자자도 소수라고 입을 모았다.

터키 채권이 위험자산인데다 브라질채권 급락과 환손실 전례로 인해 투자를 권유하기 어려운 상품이었다는 설명이다.

증시 일각에서는 올해 5~6월경 기관투자자 한 곳이 대규모 터키 리라화 채권 대량투자 관련 태핑을 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최근 터키 금융시장이 충격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자의 손실은 불가피하다.

8월 13일 원화기준 터키리라화 재정환율은 166.96원으로 지난 7월31일 227원보다 60.04원(26.4%) 급락했다.

터키 10년만기 국채 금리는 20%를 웃돌 정도로 급등했다.

가만히 앉은 채로 환손실만 7월말 대비 26% 이상 발생했을 뿐 아니라 터키 주식, 채권 가격 급락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다.

증권사들도 터키 금융시장에 투자한 투자자를 대상으로 환율 전망 자료를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유럽투자은행이 발행한 리라화 채권을 일부 증권사들이 중개했지만 익스포저가 미미한 수준"이라며 "터키 리라화 채권의 경우 금리는 높아도 환리스크가 너무 커 증권사들이 쉽게 권유할 수 없었던 상품"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터키 채권은 증권사가 투자를 권유하기보다 소수의 고객 요청으로 중개한다"며 "투자자들이 상황에 따라 필요시 바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터키 리라화 관련 환율손실 부분을 설명하고, 환율 전망 관련 자료를 적시에 제공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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