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국내 증시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중국 A주 추가 편입 이슈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외국인의 이탈이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SCI는 이달 말 중국 A주 226개 종목 시총의 2.5%를 MSCI 신흥국(EM)지수에 추가로 편입한다. 실제 적용일은 오는 9월3일이다.

MSCI는 올해 중국 A주 편입 종목의 시가총액 5%를 두 단계에 걸쳐 반영하기로 하고, 지난 5월 해당 종목 시총의 2.5%를 먼저 편입했다. 이에 따라 MSCI EM 지수 내 한국 비중은 지난 5월 말 15.5%에서 7월 말 14.1%로 하락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2차 편입에 따른 외국인 자금 이탈이 최대 1천350억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연구원은 "중국 A주 2.5%가 MSCI EM지수에 추가로 편입되면, 지수 내 한국 비중은 7월 말 기준 14.1%에서 14.0%로 0.061%포인트 감소할 것"이라며 "2천억원 달러에 달하는 MSCI EM지수 추종 패시브 자금과 달러-원 환율을 감안하면, 8월 MSCI EM지수 리밸런싱은 국내 증시 내 외국인 수급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A주 편입 이슈가 이미 선반영된 만큼 지수 재조정에 따른 추가 파장이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도 있다.

하지만 최근 대내외적 환경을 고려하면, 외국인의 추가 이탈은 국내 증시에 치명적일 수 있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8월 들어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그나마 증시 하락 폭 확대를 막고 있다"며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외국인 자금의 추가 이탈은 증시 불확실성을 더욱 키울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 센터장은 이번주 발표되는 미국과 중국 경제지표 흐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과 미국은 오는 14일과 15일 7월 소매판매 등 실질경제지표를 발표한다.

미국의 7월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0.1% 상승에 그치며 증가세가 다소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세터장은 "미국의 7월 소매판매가 견조한 가계소득으로 증가세를 보이지만 그 폭이 다소 둔화되는 점, 중국의 7월 수출이 흑자를 보였음에도 대미 수출 증가 폭이 감소한 점 등이 향후 양국 간 통상 정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도 "미국의 추가 관세부과 예고에 중국이 보복관세로 맞대응하며 관세부과 대상품목이 계속 확대되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며 "국내 증시도 대내외적 리스크와 함께 미국과 중국의 7월 소매판매, 산업생산 지표 등에서 뚜렷한 전환점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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