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터키가 경제혼란에 미국과의 갈등까지 발생하면서 이례적인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12일(미국시간) 다우존스에 따르면 도이체방크의 토르스텐 슬록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터키처럼 경제혼란을 겪는 국가는 대개 세계 각국으로부터 동정을 받는다면서 이같이 평가했다.

그는 국내에서 거시경제 위기를 겪는 신흥국이 국제통화기금(IMF)을 이끄는 미국과 외교적으로 대립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강조했다.

도움이 절실한 신흥국은 좀처럼 미국과 갈등을 빚지 않으려 하는데 터키는 공세적인 입장을 지속하며 스스로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는 게 슬록 이코노미스트의 지적이다.

현재 미국과 터키는 미국인 목사 구금, 무역 분쟁, 시리아 사태 등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최근 터키는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에 대표단을 보냈으나 별다른 수확 없이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신이 터키를 지켜줄 것이라고 말한 데 이어 국민에게 달러화나 유로화, 금을 리라화로 바꾸라고 독려했다.

그는 또 이번 사태를 '경제전쟁'으로 규정하면서 비열한 정치적 음모를 알라의 뜻으로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터키산 철강, 알루미늄에 부과하는 관세를 두 배로 늘리면서 터키를 압박하고 있다.

크레셋웰스어드바이저스의 잭 애블린 최고투자책임자(CIO) "터키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공세는 관행에 비춰봤을 때 이례적인 행보"라며 "다른 신흥국이나 유럽 은행으로 파장이 미치지 않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크레디트스위스의 샤합 잘리누스 글로벌 외환 전략 헤드는 "멕시코 페소화 폭락과 아시아 외환 위기 등 지난 30여 년 동안 주기적으로 외환 시장에 폭풍이 몰아졌다"면서 "시장은 미국이 구원 투수로 등판할 것이란 기본적인 가정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재 시장은 그런 가정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리라화 폭락을 방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충격의 범위가 일부 국가에 국한될 것이란 기대가 있다고 전했다.

브라운브러더스해리먼(BBH)의 윈 신 신흥 시장 전략 헤드는 "금융 위기를 촉발할 시스템 리스크로 사태가 전이되지 않을지 투자자들이 염려하고 있다"며 "신흥국 중에서도 신용도가 나쁜 국가만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의 지급 능력에 문제가 생기는 방향으로 번지는 형태의 외환 위기"라며 "국내 문제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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