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서울=연합인포맥스) 이효지 이재헌 기자 = 터키에서 리라화 폭락과 함께 금융위기 우려까지 고조되면서 현지에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국내 건설사에도 우려가 커졌다. 그러나 대형 프로젝트를 맡은 대림산업과 SK건설은 다행히 유로로 자금을 조달하고 활용하고 있어 당장의 리스크는 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해외건설협회의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현재까지 국내 건설사가 터키에서 수주한 건설공사는 총 5천963만1천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는 총 14억4천330만달러에 달했다.





<국내 건설사의 2017년 이후 터키 계약공사 목록(자료: 해외건설협회)>

올해 새로 계약한 공사는 없고 작년에는 대형 프로젝트가 통계에 영향을 줬다.

특히, 대림산업과 SK건설은 현지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주한 터키 말카라-차나칼레 고속도로 BOT(Build-Operate-Transfer, 건설·운영·양도) 사업이다. 이를 빼면 터키는 최근 3년간 연평균 수주규모가 4천만달러 내외에 그치고 있다.

터키는 이전부터 군부 쿠데타 시도로 사회 불안이 높았고 대통령 중심제의 초대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독재체제가 굳어지며 외교적 마찰이 이어졌다. 이 때문에 국내 건설사도 수주에 보수적으로 접근했다.

최근 터키 정부의 미국인 목사 석방 논란과 함께 미국 제재 우려까지 연결되면서 리라화가 폭락했고, 터키 은행 당국은 스와프, 현물, 선물환 거래를 제한하는 조치까지 발표했다.

대림산업과 SK건설이 수행 중인 차나칼레 프로젝트는 이런 여파를 피해갔다.

차나칼레 프로젝트는 대림산업과 SK건설이 현지업체인 리막(Limak), 야피 메르케지(Yapi Merkezi)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주했다. 각 사 지분은 25%로 동일하다. 총 사업비 31억유로에서 23억유로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조달했으며, 나머지는 주주사들이 자본납입으로 충당한다.

자금조달과 융통이 모두 유로화로 이뤄져 리라화 환율 급등락 피해도 제한적이라고 대림산업과 SK건설은 설명했다.

준공 예정인 오는 2023년까지 프로젝트 금융약정에는 한국수출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 산업은행 등 총 21개 금융기관이 참여했다.

터키 금융위기설이 확산하기 전에 금융약정에 대한 원리금 보증도 마쳤다.

터기 정부는 대주단에 사업 원리금 상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채무 인수 보증을 약속했다. 자칫 터키 정부의 보증도 물 건너가고 사업을 지연될 뻔한 셈이다.

국내 건설사들은 준공까지 상당 기간 시간이 남은 만큼 건설사들은 사태의 추이를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차나칼레 프로젝트 운영에서는 리라화가 들어오고 이에 대한 환율리스크를 해지하는 방안이 나올 텐데 지금처럼 변동성이 큰 상황이 또 나오는지가 관건이다"면서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환율리스크에 대한 보완장치는 프로젝트별로 다르다"며 "해외사업은 사업주들끼리 계약관계에 의해 이뤄진다. 정부 차원에서 지원해주는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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