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오진우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13일 터키 외환시장 위기가 지속하는 가운데도 소폭 상승해 출발했다.

오전 9시 47분(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3.95포인트(0.21%) 상승한 25,367.09에 거래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5.63포인트(0.20%) 오른 2,838.9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9.55포인트(0.25%) 상승한 7,858.660에 거래됐다.

시장은 터키 외환시장 위기의 전염 위험을 주시하고 있다.

터키 리라화는 지난 10일 하루 만에 14% 절하된 데 이어 이날도 7% 내외 절하된 상태로 거래되는 등 불안이 지속했다. 달러-터키 리라 환율은 장 초반에는 7.24리라까지 치솟기도 했다.

터키 중앙은행은 리라화의 법적 지급준비율을 모든 만기에서 250베이시스포인트(bp) 인하하는 등 시장 안정 대책을 내놨다. 비핵심 외화부채 지준율의 경우 1년 이하와 2년 이하, 3년 이하 구간에서 400bp씩 인하한다.

터키 중앙은행은 지준율 인하 조치로 10억 리라(약 15억 달러)와 60억 달러, 금 유동성 30억 달러 등 총 100억 달러 이상의 유동성 공급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터키 경제의 펀더멘털은 탄탄하다(Solid)"면서 "일부 사람들이 SNS를 통해 경제적 테러를 저지르고 있는데, 처벌받을 것"이라면서 터키 내부에서 확산하는 위기론을 경계했다.

중앙은행의 조치로 리라화 약세가 잠시 주춤하는 듯했지만 이내 약세 흐름이 재개되는 등 시장 불안은 진정되지 않고 있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의 대폭 인상 등 직접적인 조치가 아니라 여전히 여전히 소극적인 대응에 그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동성 공급과 관련해서도 외화보다 리라화 유동성에 초점을 맞춘 것이란 지적도 제기됐다.

터키 위기로 아시아와 유럽 증시가 일제히 약세를 보이고,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2.8%대로 떨어지는 등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했다.

다만 지난 10일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큰 폭 하락하면서 터키 위기 불안이 한차례 반영된 만큼 추가적인 증시의 반응은 제한되는 중이다.

터키 위기가 다른 신흥국으로 전염될 가능성이 아직은 크지 않다는 인식도 주가에 지지력을 제공했다.

이날 개장 전 거래에서는 넷플릭스 주가가 데이비드 웰스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사임한다는 소식으로 1.8% 하락했다.

이날은 발표되는 주요 지표가 없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터키 위기의 다른 신흥국 확산 여부를 주시했다.

JP모건 에셋 매니지먼트의 케리 그레이그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리라 급락은 터키 자체의 문제에 따른 것"이라며 "따라서 다른 신흥 시장의 탄탄한 기초체력을 장기간 훼손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하락했다. 범유럽지수인 Stoxx 600지수는 0.26% 내렸다.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9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0.62% 하락한 67.23달러에, 브렌트유는 0.27% 하락한 72.61달러에 움직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9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94.8% 반영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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