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터키 외환위기가 글로벌 금융시장으로 전이될 위험이 커지는 가운데, 터키 위기가 다른 신흥국 위기와는 다르다는 지적이 나왔다.

CNBC는 13일(현지시간) 다른 신흥 시장 위기는 일반적으로 국가의 차입 위기에서 온 것이었다면 터키의 경우 민간 부채의 문제라는 점에서 약간 다르다고 지적했다.

국가의 차입 문제라면 국제통화기금(IMF)이 나서 한 번에 구제하기도 용이하지만, 민간의 문제라면 상황이 좀 더 복잡해진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이 한 나라의 체계적 위험이 빠르게 다른 곳으로 전이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CNBC는 지적했다.

노던 트러스트의 케이티 닉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대외 차입에 크게 의존해온 취약한 통화를 가진 신흥국들이 있다"라며 "터키에서 일어난 것이 터키에만 머물지 않을 것이라는 공포가 있다"고 말했다.

터키 리라화 가치가 크게 하락하면서 터키 기업들과 금융 기관들이 보유한 외화부채 2천200억 달러어치에 대한 우려가 수면위로 부상했다.

글러스킨 쉐프의 데이비드 로젠버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중앙은행들이 수익률을 찾아 투자자들을 움직이도록 독려한 지난 수년간 터키는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주요 차입자였다"라며 "차입의 절반 이상은 외화로 이뤄졌으며 리라화 가치가 폭락하면 이자 비용은 올라가고 디폴트 위험은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디폴트 위기가 공공 부채가 아닌 민간 부채일 경우 IMF의 구제금융을 정당화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CNBC는 지적했다.

IMF 자금을 회사채 디폴트를 메우는 데 사용될 경우 도덕적 해이 문제가 대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로젠버그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유사한 경제적 도전에 맞닥뜨린 나라들, 즉 대규모 경상 적자와 높은 인플레이션, 대규모 외화부채를 보유한 나라인 브라질, 멕시코,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 등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대다수 전문가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앤드루 브런슨이 가택연금 상태에서 풀려날 것이라는 루머로 시장이 일부 안정을 찾은 것처럼 정치적 갈등이 해소되면 터키가 안정을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오펜하이머 존 스톨츠퍼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대다수 국가 위기는 종종 관련 국가에 국한되며 인접 국가로 전이되지 않는다. 위험들은 금융위기에 부닥친 대출국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보통 "해결책을 찾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릴수록 어려움에 부닥친 나라와 경제의 비용은 더 커진다"라며 다만 "터키의 상황이 세계 경제를 위협할 정도까진 악화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ysyo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